again again
again again
  • 서정남
  • 승인 2024.01.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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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사진 찍는 게 그리 달갑지 않다. 삼성 갤럭시 노트가 초로의 여인들의 주름을 다 잡아내며 외모의 변천을 친절하게 입증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떤 이는 다양한 표정으로 열심히 셀카를 찍는다. 셀카 사진은 그 각도로 인해 금방 알 수가 있다. 셀카의 원조라는 재미난 애칭이 붙은 화가가 있다. 자화상과 성서화를 많이 그렸고 자화상들이 셀카의 각도와 비슷하다고 해서 누군가가 지어낸 표현이리라.

<Rembrandt van Rijn>

렘브란트는 네덜란드에서 1606년에 태어나서 1669년에 사망한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화가이다. 바로크 시대의 상징 단어는 <빛>이다. 나는 렘브란트의 그림들이 어두워서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어떤 필요 때문에 연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깨닫는 것이 무엇이든 가까이서 살펴보면 못 보던 것이 또 보인다. 그의 작품이 짙은 배경은 밝은 부분을 강조하는, sport-light같이 빛을 받는 부분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이탈리아어) 기법으로 자화상을 100여 점이나 그렸다. 피카소는 14점, 고흐는 36점이니 단연 으뜸이다. 그는 어둠 뒤쪽에다 많은 이야기를 숨겨놓고 빛에다 작가의 심중을 쏟아부은 '빛을 훔친 화가'로도 불린다.

카메라 발명 200년 전이나 암스테르담 귀부인들의 초상화 주문이 쇄도하였고 렘브란트는 이내 스타 화가가 되었다. 재력 있는 가문에 장가도 들며 최고의 호사를 누렸으나 이 땅에 영원은 없다. 한 유명기관의 주문 작품이 의뢰자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함으로 인해 예술 활동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점점 주문도 줄어들고 명성과 경제는 내리막길로 치닫는다. 갓 낳은 자녀들 셋 그리고 부인까지 세상을 뜨고 법적 다툼까지 가지만 그래도 그는 붓을 놓지 않았다. 수많은 성화를 남기고 63세에 아사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들의 낡은 사진들이 세월을 보여주듯, 그의 수많은 자화상에도 삶이 시대별로 녹아있다. 다 잃은 후에도 평온함의 여운이 자화상에서 느껴진다. 미끄러지면서 안착한 주님 품의 따뜻함과 비운 곳을 풍요롭게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작품에서 느낀다. 성서에 녹아있는 감정과 상황을 한 폭의 화폭에 감동적으로 표현한 대가이다. 알뜰하게 망해버린 인생 후반기에 오히려 수많은 성화가 탄생했다. <돌아온 탕자>는 그의 이야기와 신앙이 담긴 마지막 성화 유작이고 세기의 걸작이다.

나는 일전에 언급했듯이 J 방송에서 진행하는 <Sing again>을 매주 다운하여 시청한다.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차별되는 점이 자신의 음반을 내었지만, 여전히 음지에 있거나, 긴 무명 생활로 빛을 갈망하는 가수들에게 재기의 통로가 되어준다. 나는 그 점을 열렬히 응원한다. 간절한 바람을 실은 열창에 손이 아프게 박수를 보내고, 그들의 뜨거운 눈물은 내 마음마저 적신다. 심사위원의 평도 큰 공부가 된다.

세상을 떠난 이후에 그의 작품들이 다시 <again> 인정받고 명화 대열로 우뚝 올라선 네덜란드의 국민화가 렘브란트를 응원하고,

Sing again,

다시 노래 하고 싶다고 성대가 찢어지도록 절규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을 응원한다.

우리 모두도 다시 일어나는 2024년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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