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교실
도자기 교실
  • 서정남
  • 승인 2023.12.12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미로 시작한 도자기 교실에서 연말을 맞아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 시작하는 전날 밤에는 openning이 있다. 이곳의 문화를 체험하려고 성도님과 시간 내어서 참석하였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촐한 파티였다. 주최 측과 참석자들의 의상이 과하지 않고 테이블의 다과도 소박하였다.

대형 화환과 꽃바구니들이 출입구를 좁히며 작가의 역량을 과시하는 한국의 오프닝과는 참 대조적이었다. 서양에서 수입한 문화일 텐데 발원지의 검소한 모습들이 오히려 내게는 울림이 있었다.

출품자 중에서 winner를 뽑아서 상금형 쿠폰을 주는 시간도 있었다. 우리 클래스에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과체중 여성이 한 분 계셨는데 특수제작된 휠체어에 늘 앉아서 작업을 하셨다. 남편 되시는 분은 성실히 픽업을 담당하셨는데 오늘도 같이 참석하시었다. winner는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모두가 박수로 축하하였다.

그동안 수업 중에는 흙으로 형태 만드는 거에 집중하느라 침묵으로 일관하였는데 오늘만큼은 서로의 작품을 칭찬, 격려해주는 화기애애한 시간이 되었다. 서양인들 속의 유일한 Asian인 나는 단정한 hair style로 갔더니 카메라는 동서양 인의 얼굴 크기를 여과 없이 비교시켜 버린다.^^

마치고 나오면서 만난 연말의 밤,

레스토랑은 만원이고 파티복에 풍만한 가슴을 강조한 여성들은 내가 서양에 속해 있음을 말해준다. 길거리는 키다리 아저씨가 아닌 키다리 천사님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던 12월의 밤이었다.

도자기의 매력은 마지막 순서인 굽는 시간에 있다. 작가가 아무리 정성을 다해 빚고 칠을 하여도 가마의 고열을 견딘 후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가 관건이다. 몇주 후에 나온 작품을 보면 어떤 것은 부러져 있고 또 다른 것은 작가의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로 빛이 나기도 한다.

목회자들의 연단 과정을 이 용광로에 비유 한다. 작가인 주님은 그 마지막 과정을 잘 통과하여서 발광하는 빛으로 많은 사람을 치유하길 원하신다. 구워진 작품을 대할 때마다 주님의 시선이 느껴진다. 나는 작가를 얼마나 감동 시키고 있을까?

내게는 늘 메시지를 남기는 클래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