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wali Festival
Diwali Festival
  • 서정남
  • 승인 2023.11.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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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아직도 먼데 건너편 아파트의 베란다에 조명들이 빛나서 너무 이르다고 했더니 인도인의 명절이라고 아들이 알려준다.

주일 늦은 오후, 아래 광장에서 들려오는 흥겨운 소리를 따라 내려가 보니 인도인들 남녀노소가 전통의상을 입고 광장에서 춤과 노래로 들떠 있었다. 나는 장면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 걸 우선 하였다. 행사는 소년들의 춤을 시작으로 어린 여자아이들의 춤과 행진, 중년 여성들의 안무에 이어서 여인이 상을 들고나오는데 사탕과 다과가 가득하고 돈도 있었다. 우리 한국의 고사 지낼 때 고사 때 돈을 얹는 풍습같이 너도 나도 5불 10불씩 또 얹어준다.

그러고 나서 나는 한 자매를 붙잡고 인터뷰를 했다. 자기들은 네팔인이고 이 행사는 <Diwali 축제>라고 한다. Diwali가 인도의 명절이 아니냐고 물으니 네팔도 같이 기념한다고 한다. 한국의 추석과 같은 명절이고 5일간의 축제이다. 기독교의 부활절이 매년 다르듯이 힌두력 계산으로 2023년 Diwali는 11월 12일이다.

자매가 알려준 Diwali 정보이다. 빛이 어둠을 이기고 선이 악을 이기고 지식이 무지를 이긴다는 의미이고...

첫째 날은 그들의 '락슈미' 신을 영접하는 행위를 한다. 한국 제사에서 조상 신이 들어오도록 대문을 활짝 열어 두는 것처럼 'Rangoli' 라는 문양을 현관 입구 바닥에 그려놓는다. 셋째 날이 축제 당일이고 섣달그믐날이라서 불꽃놀이로 송구영신한다. 넷째 날은 초하루이며 시작하는 일에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마지막 5일은 남매간에 우애를 다지는 날이다.

다음날이다. 아래 광장에서 아가씨들이 카페 테이블에서 트럼프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 스리랑카 처녀들도 Diwali가 자기들 명절이란다. 나는 인도와 네팔의 명절이라고 아는 척했더니 힌두교를 믿고 힌두력을 쓰는 나라의 명절이라고 한다. 한국과 중국이 음력으로 설과 추석을 같이 지내는 거와 같은 이치인가 보다.

Diwali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 미국 뉴욕시는 공립학교에 Diwali 날을 휴교일로 정하는 법안이 주의회에서는 통과되었고 주지사 사인을 기다린다고 한다. 또한 인도에는 한국의 롯데과자 공장이 두 곳이나 있는데 Diwali 축제를 기해 '초코파이' 새 광고로 소비자를 겨냥한다고 한다. 어마한 연 매출을 이끄는 효자상품이라고 한다.

색감에 민감한 나는 Diwali로 인해 네팔리스를 재인식하게 되었다. 히말라야산맥 등정인들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정도로만 알았던 그들은 순수했다. 체구가 아담하고 비만도 흔하지 않고 그들의 전통 색상이 무척 농익었다고 할까? 다같은 원색이라도 중국인들의 들뜬 색과는 차원이 다르다. 색상 매취도 세련미가 넘치고 천의 문양도 안정감이 있다. 놀라운 발견이다.

사진 모델을 흔쾌히 허락한 청년에게 예수 믿고 구원받으라고 하니까 그는 네 신, 나 신, 다들 좋은 분들이라고 다신론으로 화답한다.

아이들 전통의상의 반짝이, 상에 가득한 사탕, 전구로 집 안팎을 밤새 밝혀둔 이유가 빛의 상징이었다.
'빛이 어둠을 이긴다'고 믿는 그들의 빛이 진리의 빛이 아니다. 그날은 사도행전 7장의 스데반이 소리높여 외칠 수밖에 없었던 그 광장이었고 열기는 뜨거웠다. 그래서 너희가 지금 속고 있다고 내가 스데반처럼 외쳤다면 나도 분명히 돌에 맞았을 것이다. 스데반처럼 순교하지 못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엉터리 선교사라고 자책하자 축제를 내려다보는 예수님의 뜨거운 눈물이 느껴진다. 복음의 씨앗을 다문화 쪽에도 좀 더 능동적으로 뿌리자는 결단을 하게 된다.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마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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