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화학교 강의 요약본
대한문화학교 강의 요약본
  • 서정남
  • 승인 2023.12.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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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대한문화학교에서 강의하였다. 종교단체가 아니라서 종교적, 정치적 언어는 절제해야 하는 룰이 있었다. 목사로서 수월치않은 자리였으나 그렇게 인생을 나누며 허물도 나누었다.

인생은 사연이 하나하나 모여 완성되는 퍼즐이다. 우리회원님들 모두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어 오신 분들이고 이 자리에 회원님들이 오히려 강사로 셔야 한다. 그래서 존경의 맘을 담아 이 시간 우리 존재에 대해 다시 점검해 보려고 한다.

한국에 가서 신학대학원을 다니던 마지막 학기였다. 설교학 과목에 학기 말에 설교해야 했고 그 점수가 학점에 반영이 된다. 나는 주어진 본문을 가지고 넉달을 잘 때에도 일어날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묵상하고 기도했다. 설교의 결과는 백점에 준하는 99점을 받았다. 그 점수가 마지막 학기에 장학금을 받는 데 일조하였다. 자랑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오늘 이 강의도 문화학교 교장님으로부터 제의받고는 이 시간까지 그렇게 준비하였다. 왜냐하면 인생의 선배님들 앞에서 무얼 떠들겠는가?

<싱어게인> 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요즘 진행 중이다. 나는 노래보다는 출연진들의 인생과 사연과 출연 동기에 더 관심을 가진다. 그들의 철학을 듣는다. 심사위원 중에 임재범 가수가 계신다. 그간의 캐릭터가 좀은 강퍅하다고 느꼈는데 이번의 모습은 완전히 딴 사람이다. 참가자들의 사연에 눈물을 자주 보인다. 컨디션 저하로 탈락한 실력있는 참가자에게 수퍼어게인을 써서 건지어 준다. 무엇이 저분을 변화시켰을까?

그의 family back ground를 팬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6년 전에 부인상을 다했고 3년 전에 부친상을 당했다. 연이은 이별 앞에 부친 임택근 아나운서도 그렇게 이해와 사랑으로 보내 드렸나 보다. 나의 추측이지만 최근 그의 노래 <아버지 사진>이 그 심증을 굳혀준다. 가사를 보면 영정사진을 의미함일러라. <이별은 미움을 덮죠> 로 노래는 끝난다.

미움을 떨구어내고 나면 평강이 찾아온다. 나의 고백이다. 모두를 사랑해야 하는데 한 사람을 미워하는 감정을 숨겨두고 지냈다. 남편에게서 많은 괴로움을 당했다고 나는 생각했고 절대자도 그 부분만큼은 이해해 주셔야 한다고 합리화시키면서 말이다. 그러던 남편이 지난해 갑자기 소천하셨다. 그제야 정신이 화딱 드는 것이다. 아? 시간은 마냥 기다려 주지 않는구나? 어쩌나? 주님께 시간 좀 돌려달라고 후회하며 깊은 회개를 드렸다.

그 일 후에 내게는 놀라운 한 사건이 생겼다. 재발하였던 척추의 통증이 깨끗이 사라지고 허리가 순식간에 편안해졌다. 회개를 받으셨나? 죽음은 모든 허물을 다 덮어주었다. 인생의 백내장을 걷어주기에 충분하였다.

<이별은 미움을 덮죠>

◇ 용서 못 할 사람은 없다.

오해란 글자에 막대기 하나만 치워버리면 이해가 되는데 다들 그 노력을 마다하고 단절을 고수하고 있다. 50년간 오해로 덮였다가 sns를 통해 이해로 풀린 사건도 있는데 지면상 생략한다.

◇ 오해는 내가 만드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에 대학생 사촌 오빠가 나의 코에 대해 한마디 한 게 외모 콤플렉스가 되었고 여태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지인께서 나의 눈과 코를 성형했다는 의문을 품는다. 부정하면서 크게 웃었다. 성형이라고 오해할 만큼 콧대가 높단 말이지? 움푹 들어간 눈은 지방을 흡입한 것이 아니고 어머니가 주신 유전인데? 돈 벌었네? 하고 또 웃었다.

그러면서 외모 콤플렉스를 서서히 걷어내며 속고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았다. 푸시킨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한다. 나의 가치를 찾았기에 노하지 않는다. 유사한 문제나 상황으로 자신을 과소평가해 온 회원님이 계신다면 강의를 통해 도전을 드린다.

◇ 사랑받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우리 아닌가?

나의 여형제들은 특별하다.

그리고 바르고 정직하다. 그들과 달리 자유로운 나를 그들은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특별히 많이 갈등하였던 동생이 자신의 저서를 내는데 나의 그림으로 삽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하며 편집까지 도움을 요청하였다.

태도를 바꾼 것이다.

책을 출간한 다음에 하는 말이 이렇게 자유롭고 특출한 성정을 지닌 사람이 틀에 갇혀 있자니 그간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고 한다.

그동안 섭섭했던 감정이 한순간에 다 씼긴다. 그 말 한마디면 된다.

◇ 다름을 비판 말고 다름을 인정하면 된다.

사랑과 이해의 안경을 쓰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크고 넉넉한 나무가 되어 많은 영혼이 와서 쉼을 얻는 그늘이 될 것이다.

사랑받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우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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