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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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남
  • 승인 2023.08.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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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이 설교에서 가족과 가정에 대한 설교를 자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은 주제이다.

나는 New South Wales Art Gallery를 그림 교체시기에 맞춰 두어달 term으로 방문한다. 기성 작가들의 그림보다는 풋풋한 학생들 그림에 발길이 향한다. 마침 지난 주도 학생들의 인물화가 많이도 전시되어 있었다. 보아하니 호주전체 초중고등 학생 미술대회의 당선작들이다. 이 가족 인물화가 어느 설교보다도 나에게 큰 감동을 끼쳤으며 나도 설교로 이만큼이나 감동을 전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인물화는 쉽지않은 부분이다. 그런데 어린 학생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형을 그렸다. 그 사람의 특징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모두가 백점 수준이다. 그림뿐 아니라 선정한 동기와 추억에 대한 메모를 통해 어린화가들의 생각으로도 들어갈 수가 있었다.

9~11세 부분의 최우수 작품은 9세 토비의 그림이다. 토비의 할아버지는 독일 홀로코스트에서 홀로 살아남으셨고 11살 때 호주로 왔다. 그리고 체외수정을 사용해 아기를 갖도록 하는 유명과학자가 되셨다. 큰 테의 안경이 전문직을 반영하며 86세인데 얼굴의 반점과 배경의 짙은 색과 명암 처리가 항암 중인 것까지도 도와주는 분위기의 작품이다. 그런 할아버지를 보고 자란 학생의 삶의 목표도 전달이 된다.

13세 미미의 그림에는 할머님의 지식수준과 칼칼한 성품이 녹아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변호사를 하신 할머니는 네 자녀 교육을 위해 호주에 이민을 오셨고 호주에서는 전업주부로 사셨다. 경제적 어려움과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만성 우울증까지 겪으셨다. 그러나 강하고 현명하신 할머니를 미미는 존경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떨어져 산 가족 이야기가 있다. 제목도 169일이다. 아빠가 그 시간 동안 타 도시에서 못 오면서 가족 간에는 페이스타임으로 교제했는데, 늘 좋고 잘 있다며 미소를 지으려고 한 아빠 모습에서 그도 겁먹고 있으며 가족을 그리워하는 것을 읽었다. 아빠가 다시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카시아의 고독한 아빠 그림에서 우리는 코로나의 암흑같은 시기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16세 데이빗이 그린 할아버지 그림에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만다. 부모가 이혼하고 나서 할아버지는 자기와 형을 데리고 가서 함께 사셨다. 손자들을 위해 능숙지 못한 요리에도 최선을 다해주신 할아버지이시다. 어느 날 넘어져 허리를 크게 다치셨고 점점 악화돼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어떤 행사에서 활짝 웃으시던 할아버지 모습을 그렸다. 데이빗은 아빠가 아닌, 자기들을 최선으로 양육해 주신 할아버지를 추억한다. 나는 그의 외로움과 성숙과 세상을 강하게 살아 나갈 희망을 그림과 글에서 읽었고 가장 감동한 그림이다.

요리를 즐기시는 할머니를 11세 에바는 아주 재미나게 그렸고, 새를 사랑하는 할아버지 모습, 정글탐험을 즐기는 아빠를, 여행과 재미난 삶을 사는 가족을, 그리고 최연소 화가 5세 스칼렛은 화가인 아빠와 이젤을 그녀의 시각으로 그려내니 가장 hot 하지않나?

성장기에는 아버지, 할아버지란 남성의 존재가 영향의 끼친다는 것을 그림을 보며 알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40세를 넘고 50줄이 되면 어머니로 바뀔 것이다. 마냥 힘없고 조력자였던 어머니에게 잠재되었던 저력과 사랑을 중년을 넘으면서 분명 깨달아질 것이다. 이 어린 화가들은 그림을 그린 시간 동안은 물론이고 향후 그들의 인생에서 가족이라는 그 엄청난 단어가 엄청난 에너지가 될 것이다. 그 힘은 바로 사랑! 이다. 소중하고도 교육적인 프로젝트의 모든 그림을 다 담지못해 아쉽다. 그림들을 다시 보러 갤러리에 또 가려고 한다.

아담을 시작으로 지구가 80억의 사람들을 이렇게 이고 있듯이 가족이 있음으로 가정이 있고 사회가 있고 국가가 존재한다.

목사에게 가족 의미를 다시 상기시켜 준 가장 powerful한 한편의 설교이었다.

"내 아들아 네 아비의 명령을 지키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고 그것을 항상 네 마음에 새기며 네 목에 매라(잠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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