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God, before men
Before God, before men
  • 서정남
  • 승인 2023.07.2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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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사회복지에서는 대표적 국가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내 널 위해 뭘 해줄꼬?'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처럼 이 정부도 연약한 자들을 어떻게 하면 더 도울까를 궁리함이 보인다.

몸이 불편한 자들에게 쇼핑을 돕고, 세탁을 돕고, 집 청소를 돕도록 정부에서 도우미를 지원한다. 의사 소견서에 따라 안마의자까지도 지원해 준다. 혜택을 받을 조건의 신체 상황에 대해서 백인들은 정직하게 보고한다. 그러나 유색인종 중에는 거짓 보고로 과한 혜택을 보는 자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 교포도 예외는 아니다.

하루는 미용실에 갔는데 한인 노신사가 hair cut 하러 오셨다. 옆에는 며느리인 듯한 여성이 앉아 기다리다가 마치고는 같이 나간다. 그들이 떠나자 손님들이 뒷말을 한다.
"몸도 멀쩡하면서 쇼핑 도우미를 지원받고 또 그 차로 미용실까지 오는게 말이 되나? 더 몸이 아픈 사람들한테 기회를 주어야지 대기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런 사람들이 한국인 이미지를 흐려놓는다".
들으면서 처음에는 뒷말이라 다소 불편하다가 나중에는 그렇게 판단하는 분은 정직한 삶을 사신다 여겨져 맘이 좋아졌다.

또 하루는 친구와 차를 마시는데 그녀도 home care 신청을 아직 하지 않았단다. 내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니 미리 신청한다고들 하더라. 그래서 나도 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그녀의 대답이 "아직 별 탈이 없기도 하지만 몸이 더 불편한 분들에게 기회를 먼저 드리려고 나는 미루고 있다"고 했다. 고개가 숙여졌다.

지난주는 아들이 해외로 휴가를 떠났다. 호젓한 시간이라 후배에게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초청했다. 우리 아파트는 주상복합이라서 주차장이 1가구 1대이다. 우리 차가 주차되어 있으니 방문자는 지하 마켓 주차장에 주차하고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제한이 있으니 편치 않으리라 생각되어서 늘 비어있는 곳(자가용이 없는 세대)에다 주차하기를 권했다. 나를 따라오던 후배는 발걸음을 멈추고는 내게 한마디를 한다.
"목사님! 이것도 엄연히 불법입니다. 변호사에게 불법을 행하라는 겁니까? 저는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길을 건너지도 않습니다. market 주차장에 주차하고 추가비용은 지불하는 편이 낫지요."

실은 그 댁을 여러 차례 노크했으나 늘 부재중이었다.
그렇다. 허락을 먼저 구하고 행동하는 것과, 나중에 허락을 구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른거 맞다.

여튼!! 목사가 평신도에게 창피를 당했다.
대학 선배가 후배에게 창피를 당했다. 그런데 왜 기분이 나쁘지 않고 흐뭇한지? 법을 지키는 분들이 더 많음을 보았다. 이 나라에서 보낸 세월만큼이나 박애정신과 정직지수도 높았다. 나는 manner가 좋은 사람이라고 자부했는데 이렇게 'before men'에서 빨간 경보음이 울리고 말았으니 문화 적응 기간이라고 애써 변명하고 싶다. 'before God'의 점수는 아마도 더 낮을 것이다. 성경 거울을 더 열심히 들여다보자.

"우리가 원수의 손에서 건지심을 받고 종신토록 주의 앞에서 성결과 의로 두려움이 없이 섬기게 하리라 하셨도다(눅1: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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