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사순절
출퇴근 사순절
  • 신상균
  • 승인 2024.02.22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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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월요일 저녁, 성도님들이 카드를 하나씩 들고 줄을 섭니다. 그리고 출퇴근 기록기에 카드를 올려 놓습니다. 출퇴근 기록기 속으로 카드가 쏙하고 들어가더니 ‘치이~잌’ 프린트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다시 카드를 위로 내 놓습니다. 그러면 성도님들은 카드를 확인합니다. 그러면 오후 출근란에 18:50이라는 숫자가 프린트 되어 있습니다. 교회에 들어온 시간입니다. 카드를 손에 쉰 성도님들 본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그렇게 한시간이 지난 8시 찬송과 함께 본당의 불이 켜지고 목사님의 설교를 듣습니다. 그리고 다시 주여 삼창을 부른 후 기도합니다. 20시 30분이후 성도들이 하나둘 본당 밖으로 나옵니다. 그들은 다시 카드를 꺼내듭니다. 그리고 출퇴근 기록기에 카드를 올려 놓습니다. 잠시후 카드에 숫자가 프린트 됩니다. 20:50

2월 19일 월요일부터 3월 29일 금요일까지 사순절 저녁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출석정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출퇴근 기록기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출퇴근 카드를 나누어 드렸고, 출퇴근 받은 분들은 출퇴근 기록기에 출석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출퇴근 기록기를 대하시는 분, 예전에 출퇴근 기록기를 써보셨던 분, 만감이 교차합니다. 저도 대학시절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출퇴근 기록기를 사용했습니다. 1분이라도 늦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렸던 일들, 오버타임이 되어 월급을 더 받았던 일들,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사순절에 출퇴근 기록기를 찍습니다.

출퇴근 기록기를 찍던 원로장로님이 저에게 묻습니다. “목사님 월급도 나오나요?” 저는 대답합니다. “그럼요. 월급 나오는데 이번 월급은 하나님께 다드릴겁니다.” 시간당 1만원으로 계산해보니 너무 금액이 적습니다. 열심히 기도해도 4주동안 20만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욕심이 생깁니다. ‘오늘은 기도를 더 많이 해서 하나님께 더 많이 드려야겠다.’ 그랬더니 일당 4만원이 되었습니다.

사순절! 기도하는 시간이 돈버는 시간이 되었고, 하나님께 봉헌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우리교회 성도님들은 시간에 늦지 않도록 열심히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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