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에요.
내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에요.
  • 신상균
  • 승인 2024.01.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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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에는 작은 전통이 있었습니다. 매월 첫째 주일, 70세가 넘으신 생신을 맞으신 분들에게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을 무대 앞으로 부르고, 함께 생일 노래를 불렀습니다. 간단하지만 마음을 담은 20,000원짜리 현금 봉투를 건네며 그들의 오랜 삶을 축하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전통은 점점 그분들에게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무대까지 걸어오는 것, 계단을 오르는 것,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 이 모든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현금 선물도 예전만큼의 의미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권사님들께 조심스레 여쭤봤습니다. "생신 때 교회에서 축하해드리는 것과 점심식사를 대접해드리는 것, 어느 쪽이 더 좋으신가요?" 대답은 놀랍게도 한결같았습니다. 그분들은 교회 밖에서의 점심식사를 선호했습니다. 이에 깜짝 놀란 저는 다른 이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은 밖에 나가 바람을 쐬고 싶으신 거예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어르신들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계획했습니다.

2024년 1월 17일, 1월달에 생신을 맞으신 분들을 교회로 오시게 했습니다. 그리고 승합차에 올라 시내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생일 케이크, 촛불, 그리고 고깔모자를 쓴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축하합니다"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그때 한 권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이렇게 생일날 목사님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처음이에요." 그 말씀을 듣고, 저는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동안 드린 2만 원짜리 선물보다, 이 작은 식사가 그분들에게 더 큰 기쁨과 의미를 준 것 같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앞으로 11개월 동안 우리 성도님들을 위해 더 많은 '처음 있는 일들'을 만들어 드리려고 합니다. 때로는 작은 변화가 큰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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