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 서정남
  • 승인 2024.03.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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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도님의 고민이 있다. 기도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핸드폰을 끄기 전에 잠깐 너투브를 들여다 보는 게 한 두시간은 족히 흘러 버린다고 한다. 기도시간을 자주 뺏긴다는 고민이다. 왜 너투브에 그렇게 빠질까 나는 궁금했다. 핸드폰을 열어서 빨간 삼각형을 클릭해보니 다양한 컨텐츠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러다가 한 변호사의 <정보>와 보이스피싱 주의에 시선이 멎는다. 

나는 목사로서 법을 준수하며 살아왔는데 지난해에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한통의 지급명령서를 받았다. 동생이 사진을 찍어서 알려주었다. 내가 보이스피싱이라고 했더니 지방법원의 직인이 있으니 확실하다고 동생은 강조한다.
사연은 이러하다. 내가 1998년에 40만원 상당의 약을 샀는데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단다. 24년이 지난 지금 내게 260만원 이상의 돈을 지불하라는 명령서이다. 나는 그 시절 국내에 있지도 않았지만 법원 측의 이런 서류를 받고보니 급히 기억을 소환해야만 했다. 정말 내가 샀나? 아니다. 그러면 남편이 샀나? 그도 아니다. 

아들은 10년이 지난 것을 사건화 한 서울지방법원을 질타하며 보이스피싱이라고 단언한다. 그렇지만 나 측에서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와 이의신청서를 14일 이내에 제출해야만 한다. 제출않으면 나는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다. 아들은 자기회사 업무도 과다해서 엄마의 일을 봐 줄 여가가 없다고 하니..
그 때 떠오르는 한 변호사가 있었다. 내게 은혜를 크게 입었다며 당연히 일처리를 돕겠다고 나섰다. 법원에 열람해 보더니 나 이름으로 고소당한 것은 사실이란다. 변호사 청년은 물품구입의 사실무근과 몇 십년 전의 사건이라는 것으로 이의제기를 하였다. 그의 수고로 상대는 이의신청을 포기하였고 해결은 깨끗이 되었다. 하다하다 안되니까 물건 사고는 돈을 떼먹었다고 가짜로 고소하는 경우까지 보이스피싱이 다양해 지고 있다. 

약 20년 전에 내게 걸려 온 또 하나의 낯선 전화 이야기이다. 어느 법원의 어느 주사라고 하면서 어느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하여 얼마나 놀랐는지? 그 상대는 벌벌떠는 나로인해 너무 재미났을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냐고 묻는다. 그 단어도 몰랐다. 이리저리 쑤셔도 나올게 없는 것을 알았는지 전화를 끊는다. 이 사건을 친정어머님에게 얘기했다가 세상 풍조 모르는 바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똑똑하신 어머니도 몇년 후에 걸려드셨다. 막내여동생과 아파트 옆동으로 사시는데 외손녀가 등교길에 납치를 당했다는 것이다. 범인은 흐느끼는 여중생의 목소리를 아이 엄마인 나 동생에게 전화로 들려준다. 마침 그날 딸 아이가 몸이 안좋아서 늦게 학교로 픽업한 후라서 이 케이스는 쉽사리 걸려든 것이다. 여동생은 요구하는 돈을 송금해 버리고 어머님은 사위들을 불러 모으고 아쑤라장이었다. 그중 한 똑똑한 사위가 장모님께로 오는 도중에 학교로 가서 조카의 교실을 찾았더니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이제 남겨진 문제는 이미 이체해 버린 돈이다. 그러나 수상히 여긴 은행 여직원의 촉이 이 돈을 홀딩하고 있었던 것이다. 돌려 받게 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여동생은 주님께 감사하고 더 가까이 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요즘의 또 다른 형태의 피싱은 애매한 자리에 주차해 둔 자동차 창 위에 붙어있는 노란 주차위반 딱지.. 무턱대고 QR 코드를 찍으면 범죄자들의 코드로 연결되니 QR 코드 찍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는 뉴스보도이다. 주최기관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각 가정마다 한번 쯤은 다가왔을 법한 이 어두운 그림자, 정부 관계기관에서도 예방책 홍보에 바쁘다.

서두의 변호사가 알려주는 그 팁으로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법원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라는 전화가 올 경우,
1. 먼저 조사를 미룰수 있는가를 질문하고
2. 고소장을 열람하겠다고 알리고
3. 변호사와 상담하겠다
고 말하란다. 변호사 상담료는 30분에 5만원 선이고 조사받을 때 한번 뱉은 말은 번복이 안되니 그 과정을 유념하라고 당부를 한다. 

이런 정보는 너투브의 밝은 낯이고 긍정 측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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