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일 실버처치를 시작하고 나서 매 주일 거의 정신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실버처치 강사 한분이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님, 경로잔치하면 어때요? 어르신들이 무척 좋아하실 거예요.”
“그래요? 좋은 생각이네요. 그러면 한번 상의해 보지요.”
그렇게 해서 경로잔치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은 물론,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려면 차량을 운행해야 하고, 또 식사대접과 선물을 준비해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천시에서 경로잔치를 하면 대규모로 하는데 우리교회는 그 정도로 준비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민하던 저는 ‘사랑의 도시락’팀장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우리교회는 매월 한달에 한번 독거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는데, 그 날은 교회에서 대접하자고 말했습니다.
대뜸 선교부장이 묻습니다.
“뭘 할까요?”
여자분들은 항상 메뉴가 걱정인가 봅니다.
그래서 소고기 국을 끓이기로 하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1부, 건강체조 및 게임, 색소폰 연주, 2부 예배, 3부 식사
심플하고 조촐하게 시작하기로 하고 광고를 했습니다.
실버처치에 참석하는 성도님들과 75세 이상 되시는 어르신들에게 오시라고 했습니다.
드디어 11월 16일 경로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교회 성도님들의 차가 분주하게 오고갑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속속 교회에 들어오십니다.
주방에서는 음식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메밀부침도 지글지글 익어갑니다.
본당에서는 강사 권사님의 패기 넘치는 소리와 함께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어르신 46분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우리교회에 다니지 않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말씀을 힘있게 전합니다.
그리고 모두들 맛있게 먹습니다.
꿀맛입니다.
하면 됩니다.
그런데 힘들다고 안합니다.
그러나 하면 보람이 넘칩니다.
그렇게 끝난 실버처치, 어르신들 잘 대접한게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일날, 그날 오셨던 분들이 교회에 오셨습니다.
세분이 등록을 하고, 한동안 안 나오셨던 성도님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다시 나오니까 좋지요?”
“네 목사님 좋아요.”
올 수 있을 때 와야 하는데 평소에는 참 오기가 함들었나 봅니다.
교회는 할 수 있으면 해야 합니다.
아니 할 수 없어도 해야 합니다.
마치 씨뿌리는 자처럼,
그럼 열매는 하나님이 맺히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