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츄리인가? 그래도 츄리합니다.
추워서 츄리인가? 그래도 츄리합니다.
  • 신상균
  • 승인 2023.11.23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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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일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들린다

저 깊고 깊은 산속 오막살이에도 탄일종이 울린다.”

어린 시절 가장 많이 부르던 찬송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골에 와보니 탄일종은커녕 촛불하나 없이 컴컴했습니다.

교회 창고를 뒤져보니 예전에 썬던 성탄전구가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성탄츄리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2015년 결단을 했습니다.

백운을 밝히기로.

그리고 인터넷으로 가장 싼 가격을 찾아서 전구를 구입했습니다.

드디어 12월 성탄 츄리 전구가 도착했습니다.

간판하시는 집사님이 교회 종탑에 올라갑니다.

흔들 흔들, 바람에 휘날리며 집사님이 올라갑니다.

밑에서 바라보는 목사의 심정은 쪼그라듭니다.

그렇게 츄리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다 어느해 원로장로님이 몸이 아프셨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찾아왔습니다.

알고보니 세운상가에서 전구상을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 트리에 대하여 말하자 자기가 아는 사람 있으니 올라오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운상가에 갔습니다.

각종 트리 기구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성탄절이 되면 그곳에 전화를 합니다.

‘아~ 박사장님 고향 교회요’ 하면서 부탁한 물품을 보내줍니다.

그러다 어느날 성도님들이 말합니다.

“목사님 교회 십자가탑에 올라가는게 불안한데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사다리차를 부르면 됩니다.”

“예?, 사다리차요?”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사다리차를 부르면 또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도님들의 안전을 위하여 사다리차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교회는 성탄트리 전구를 매년 설치해서 백운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트리 작업만 하면 추운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아예 일찍 하자고 11월 18일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날 왜 그렇게 추운지!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는 성도님들에게 물었습니다.

“추운데 괜챦으시겠어요?”

“괜챦아요”

그런데 십자가탑에 올라 갔다온 성도님들은 몸이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왜 그리 감사한지

백운의 불을 밝히겠다고 한지 벌써 9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9 년동안 하나님은 우리 교회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트리전구를 설치할 때마다 점점 더 걱정이 없어지게 해 주셨습니다.

트리전구값 때문에 걱정하지 않게 해 주셨고

사다리차 가격 때문에 근심하지 않게 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백운에는 11월 18일부터 크리스마츠 츄리 전구가 켜져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성탄 트리 전구를 보면서 또 기도합니다.

‘우리교회가 백운에 더 밝은 빛을 비추는 교회가 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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