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다 돌아왔다 다시 천국으로 가시는 분들
떠났다 돌아왔다 다시 천국으로 가시는 분들
  • 신상균
  • 승인 2023.09.06 2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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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 목요일, 모임이 있어 청주에 가 있던 날

집사님이 아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사모님, ○○○집사님 소천하셨대요. 지금 장례준비를 하고 있대요.”

○집사님은 전화를 하신 분의 시숙이셨습니다.

순간 저의 머릿속에는 ○집사님의 지나온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2012년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집사님은 아내를 그리워했습니다.

집에 가면 늘 아내 사진을 바라보면서 혼잣말을 하시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몸이 점점 약해졌고, 연세가 드시면서 혼자 사시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인천에 홀로 살던 아들이 모시고 갔습니다.

그렇게 우리교회를 떠난 집사님!

그리고 우리의 기억속에 남아 있던 집사님이 소천하셨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목사에게 집사님이 소천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목사에게 장례예식을 부탁하려고 전화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사님이 우리교회를 떠난지 4년

그리고 아내 되시는 집사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것은 12년

게다가 연세도 많으셔서 교회에 와서 예배드린게 전부인 집사님

아들도, 동생도 교회를 다니지 않고

오직 동생의 아내만이 우리교회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집사님은 내가 부임하고 난 후 우리교회 등록을 하셨고

내가 세례를 주었고, 아내의 장례도 내가 집례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성도님들에게 집사님이 소천하셨고, 저녁 9시에 임종예배를 드리러 간다고 알렸습니다.

아내와 나는 집으로 가면서 말합니다.

“별론 손님이 없을테니까 갈 수 있는 분들에게 연락해서 같이 가자고 해요.”

교회에 도착하니 장로님이 승합차를 대기시키고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들려 필요한 것들을 챙겨 나오는데 15분,

그런데 나와보니 승합차를 차고에 집어 넣고 있었습니다.

성도님들이 많이 오셔서 버스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드린 임종예배

참 희한한 일이었습니다.

대부분 임종예배는 저와 상조회 임원들만 참석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참석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집사님 또래 분들이었습니다.

입관예배도, 천국환송예배도 많은 분들이 참석했습니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잊혀진줄 알았는데, 그래도 또래 되시는 분들은 잊지 않으셨나 봅니다.

저는 장례예식을 진행하는 동안 지난 날들을 이야기합니다.

집사님 교회 왔던 이야기!

아내를 잃고 슬퍼하던 이야기!

심방하며 했던 이야기!

그러면서 저는 덧붙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집사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모르면 죽음과 천국에 대한 말씀만 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알기에 지난날 살았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의 설교는 조사가 되고 있었습니다.

 

금년에 요양원에 가셨던 세분이 돌아가셨습니다.

모두 교회로 다시 돌아오셔서 제가 장례를 해 드렸습니다.

내가 와서 교회에 등록하신 분

내가 세례를 주었던 분

내가 직분을 임명했던 분

그렇게 떠났다 다시 돌아왔다 다시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교회를 떠나 요양원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만약 모르는 목사님이 계신다면 쓸쓸한 장례예식이 될 것 같습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그래도 저분들은 다행이예요. 아는 목사님이 장례예배를 드렸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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