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만남
20년만의 만남
  • 신상균
  • 승인 2023.06.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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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오후 지방 연합 성회가 열렸습니다.

강사는 예전에 우리 지방 부목사님으로 계셨던 분입니다.

제가 부임하고 나서 얼마 안 있다 다른 연회로 가셨다가. 몇 년전 다시 우리 연회로 오신 분이었습니다.

같은 연회에서 목회하고 있어 종종 소식을 들었지만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 20년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했습니다.

예배시간 강사석에 앉아 있는 목사님을 뵈니 살이 빠진 것 같았습니다.

내가 살이찌다보니 맨먼저 보이는게 살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아직도 머리숱이 많습니다. 까만건 원래 그런건지 염색인지 알수 없지만 머리숱이 많은 것은 분명합니다.

내가 머리가 많이 빠지다보니 머리에도 관심이 가게 됩니다.

약력을 보니 그동안 박사 학위도 받으셨고, 연구소 부소장까지 맡아 일하고 계셨습니다.

바쁜 목회 여정속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니 은근 부러웠습니다. 게다가 웨슬리 연구소 부소장까지 맡고 있다고 하니 열정적으로 사역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은근히 부러웠습니다.

강의를 시작한 목사님은 웨슬리에 대하여 전문가셨습니다.

웨슬리의 일생과 변화에 대하여 설명을 잘 해 주셨습니다.

내가 최근에 알아낸 내용보다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요한웨슬리의 회심을 이야기하며 본인의 간증과 함께 찬양으로 신앙을 고백하셨습니다.

20년,

그 목사님은 그렇게 변해 있었습니다.

 

모든 순서가 끝난 후 목사님에게 갔습니다.

”목사님 저 기억하세요. 20년만에 뵙습니다.“

그러자 목사님

”네, 알고 있어요. 가끔 멀리서 보고 있었어요.“

‘아! 그렇구나, 저 목사님도 나를 기억하고 있었구나.’

 

세월이 참 빨리 흐릅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 목사들도 참 빠르게 변합니다.

까만 머리가 하얀 머리가 되거나

매끄러운 피부에 검버섯이 피거나

꼿꼿하고 강인했던 육체가 주저 앉거나 흔들리거나

또랑또랑하고 열정적이던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느긋하게 되거나..

 

하나 둘, 하나 둘, 세월의 옷을 입는 목사님들을 봅니다.

그리고 그 중에 나도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너무 멋있어져서 부러운가 하면

어떤 목사님은 너무 추해져 고개를 돌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집니다.

 

예전에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하루는 교회에서 신학교 교수님을 모셔서 강의를 들었다고 합니다.

담임목사님에 비해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명강의였다고 합니다.

귀에도 쏙쏙 들어왔다고 합니다.

강의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담임목사님께서 축도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머니는 ‘역시 담임목사님이야.’ 하고 느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과거와 비교하면 어떤 모습입니까?

얼마나 많이 멋있어지고 좋아졌습니까?

아니면 초라해지고 볼품없어졌습니까?

아니면 ‘역시 담임목사님이야!’라는 소리를 듣는 분이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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