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교회가 된 날
큰 교회가 된 날
  • 신상균
  • 승인 2023.05.1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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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수요일 오전 11시.

우리교회 권사님 입관예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걱정이 되었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권사님이 지난 21년 11월부터 요양원에 입원해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양원에 오래 계시면 사람들의 관심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5월 9일 소천하시어 오전 11시에 임종예배, 오후 5시에 위로예배를 드렸고,

오늘은 운전하는 분들이 다 일이 있으셔서 참석하기가 힘들다고 했고, 동네회의도 있었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입관예배를 드릴까 하고 걱정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잠시후 교회 버스를 운전하시는 권사님이 차를 타고 교회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교회버스가 주차장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운전하시는 권사님이 오면 교회 마당에 버스를 주차하는데 시간이 다 되어가도 주차장의 버스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웬일일까 하고 내려갔더니 버스 차 키를 안 가지고 오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성도님들이 버스에 올라타기 시작했습니다.

23, 24, 25, 26,

우리교회 버스는 25인승입니다.

더 이상 안될 것 같아 다른 권사님에게 승합차를 운전해서 오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교회를 출발 장례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입관 전이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입관실에 들어가 고인이 된 권사님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고

빈소로 올라와 성도님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도님들에게 힘차게 찬양하자고 하며, 고인이 좋아하셨던 찬양을 부르고 입관예배를 마쳤습니다.

예배후 성도님들이 식탁에 앉았습니다.

한줄 두줄 세줄…

장례예식장의 도우미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우리 권사님들에게 묻습니다.

”교회가 어디 있는 교회예요?“

”네, 백운에 있는 교회예요.“

그러자 식당 아주머니

”교회가 굉장히 큰가봐요?“

”왜요?“

”지금까지 제가 식당에 있으면서 이렇게 입관예배에 많이 오신거 처음봐요.“

 

그렇습니다.

제천에 있는 장례식장에서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

”백운교회는 특별하다고“

장례식장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오는 교회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장례식장은 충주였습니다.

지난 20년동안 한번도 온 적이 없던 장례식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교인들이 첫날부터 심상치 않게 오더니

입관예배때는 거의 40명이나 와서 예배드리니 놀랠만도 했습니다.

그날 가족까지 합해 50여명이 입관예배를 드린 것이었습니다.

 

저도 놀랍니다.

임종예배를 왔으니 위로예배 때는 적겠지.

위로예배 왔으니 입관예배 때는 적겠지.

그런데 매번 제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큰 교회는 많이 모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죽으면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졸지에 그날 우리교회는 큰 교회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 큰 교회가 될지 모르겠지만

슬픔을 당할 때 함께 하는 교회가 큰 교회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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