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가 되면
95세가 되면
  • 신상균
  • 승인 2023.05.04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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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7세된 할머니 집사님이 서울로 가셨습니다.

아직 몸은 건강하신데 정신이 깜빡깜빡해서 자녀들이 모셔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집사님의 며느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가 자꾸 우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바꾼 집사님

”목사님, 저 백운에 가고 싶어요.“

”집사님 건강하셔야 해요.“

기도해 드리고 난후 집사님은 평안히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집사님의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찍혀 있어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며느리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집사님 잘 계시냐고 묻자, 며느리는 요양원에 가시기로 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렇게 되는구나‘

아들도 70이 넘었으니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화요일 95세된 할머니 권사님이 요양원으로 가셨습니다.

아들이 직장을 얻으면서 요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떠나는 날, 권사님은 차에 앉아서 앞만 바라본채 목사가 하는 말에 그저 네라고만 대답하셨습니다.

아마 다시 못 올거라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목사는 말합니다.

”권사님 건강 회복하셔서 돌아오셔야 해요. 우리도 얼른 요양원 만들도록 노력할께요.“

 

다음날 94세된 원로장로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목사님, 권사님 가셨대매요. 알고 계셨어요?“
”네 장로님, 어제 오셔서 제가 기도해 드렸어요.“

”목사님, 나는 어떻게 하죠?“
”장로님도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 운동하셔야 해요.“

 

오늘 차를 타고 오는데 82세된 할머니 집사님이 길바닥에 앉아 계셨습니다.

차를 멈추고 타시라고 했더니 집사님이 안탄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들이 걸으라고 했어요. 안 걸으면 요양원 가야 된다고“

 

연세가 드시면 이제 하늘나라 가는게 아니라 요양원에 가셔야 합니다.

그런데 다 가기 싫어하십니다.

요양원이 아무리 좋아도 낯선곳입니다.

그래서 요즘 성도님들은 말합니다.

”우리가 요양원을 지어야 할텐데“

장로님도 말합니다.

”목사님, 성전건축보다 요양원이 더 시급해요. 이제 성도님들 나이들면 어떻게 해요?“

갑자기 답답해 집니다.

나도 95세가 될텐데,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제 전도팀이 모였습니다.

80세된 원로장로님, 75세된 원로권사님, 69세된 시무권사님, 그리고 65세된 집사님

생각해보니 아직 95세가 되려면 15년이상 남았습니다.

게다가 65세된 집사님은 여대생처럼 보였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직 15년 이상, 일할 수 있는 분이 있다는 것에

그리고 65세된 집사님은 30년이 남아 있다는 것에

그리고 나도 아직 95세가 되려면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에

요양원 갈 때 가더라도 내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요양원도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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