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주일 오후 4시, 35명의 성도들이 교회차를 나누어타고 청주로 출발 했습니다. 그리고 7시 20분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청주공항을 날아올랐습니다.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모시고 떠난 제주도 효도관광.
저녁 8시 20분 여행사의 환대를 받으며 제주공항에 도착한 후 준비된 45인승 버스를 타고 한화리조트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하룻밤이 지난 24일 월요일 조식을 먹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버스기사는 제주도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좋은 날씨라고 하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제일 처음 도착한 사려니 숲길,
연세드신 분들은 걷는게 힘들다고 내리지 않으려고 했지만, 힘든길이 아니니 가다가 힘들면 돌아오라고 설득하여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하늘높이 솟아오른 나무들과 안전하게 만들어진 나무데크로 구성된 길은 그냥 ‘아!’하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걷지 않으려던 나이드신 분들도 사뿐사뿐 걸음을 옮겨놓으며 길을 걸으셨고, 그날 생신을 맞이한 권사님은 숲속에서 생일축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으며 송악산 둘레길에 도착했지만 신나게 부는 바람에 몸을 날리며 바람을 만끽했습니다 잠시후 산방산 유람선을 타면서 파도에 모든 걱정을 다 날려보냈고,
더마파크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말타고 하는 공연을 보면서 왜 이단의 괴수들이 말을 타고 사진을 찍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멋이 있었고, 바람과 함께 노형동 흑돼지 구이집으로 달려가 생신 맞으신 권사님을 위해 케익을 자르며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생신 맞으신 권사님은 추가리필에 대한 것을 쏘실정도로 매너가 있으셨고, 덕분에 우리는 효도관광인지 생신관광인지 모를 정도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25일 화요일, 아침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모두 우비를 준비하라고 부탁을 했고, 우리는 차창 밖으로 비오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스카이 워터쇼, 노련한 기사 덕분에 일찍 도착하여 생애 최초로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마침 여행좌석 발권이 시작되어 권사님들은 성도님들의 좌석확보를 위해 옷을 뒤집어 쓰고 핸드폰으로 발권을 하느라 난리가 났지만, 무대에서는 멋진 공연이 펼쳐졌고, 보는 이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지난번에도 보았지만 이번에도 멋진 장면이 연출되었고,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기사가 묻습니다.
“목사님 조랑말은 어떻게 할까요?”
“비가 와서 안되겠습니다. 다른 것으로 대체했으면 좋겠는데요.”
“그럼, 선녀와 나무꾼으로 하지요.”
“네 좋습니다.”
여행사에서는 계속 버스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체크했고, 기사는 저에게 의견을 물어 관광을 진행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족욕체험을 통해 발을 미끈하게 만든 후, 우리들은 에코랜드로 출발했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우비가 있었기에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에코랜드에서 우리는 기차를 타고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제1 정거장에서 내린 우리는 하얀 우비를 쓰고 호수위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35명이 하얀 우비를 쓰고 호수위를 걷는 모습은 마치 백조들이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길을 인도하던 제가 잘못 길을 들어 호수위를 한바퀴 빙 돌았지만 35마리의 백조들은 끝까지 우아한 모습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제2 정거장에 도착한 우리는 청귤차를 한잔 마시면서 빗속에 추워진 몸을 달랬고, 다시 기차 한 칸을 점령한채 수학여행처럼 즐겁게 떠들면서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코스. ‘선녀와 나무꾼’
원래 나는 이곳을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실내이기는 했지만 걸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통과했고 어느새 나와 몇 사람만이 맨 뒤에 쳐저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다보니 음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천원짜리 한 장을 집어넣자 스피커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왔고, 오랜만에 노래를 부르자 사람들이 모여 들어 박수를 보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계속 길은 가는데 조명이 번쩍 거리며 음악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습니다. 뭐지하고 가보니 간판에 ‘고고장’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함께 하던 권사님 춤한번 추어야겠다고 하면서 춤을 추셨고, 82세의 여자원로장로님도 그분들 손에 이끌려 고고장 무대에 서셨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찬 안에서 저는 성도님들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이 제일 좋았습니까?”
저와 함께 고고장에 들렸다 온 분들은 소리칩니다. “선녀와 나무꾼이요.”
백조의 호수를 만들었던 분들은 “에코랜드요”
조금 젊은 분들은 “더마파크요”
저마다 다른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우리 모두는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에 도착한 성도님들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십니다.
“목사님, 이번에 너무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지난주에 다른 팀으로 갔다온 분들은 날씨가 좋았는데도 별로 재미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교회 성도님들은 비가 오는데도 너무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참 희한한 일입니다.
예전에 여행지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걸 보면 우리교회 효도관광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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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 우리교회 제주도 관광에 도움을 주신 분은 제주 기적의 교회 민숙희 권사님입니다(해냄여행사). 저는 정성학목사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굉장히 신경 많이 써 주시고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좋습니다. 식사도 맛있었습니다. 혹시 제주도 관광 하실 분은 권사님과 상의하시면 잘 해주실 것입니다. 권사님 전화번호는 010-9621-7727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