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지는 겨울!
따뜻해지는 겨울!
  • 이구영
  • 승인 2023.12.29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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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어떤 집사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시골에서 쌀이 왔는데 교인들하고 나누고 싶으니까 꼭 필요한 분들 있으시면 알려 주시라고.. 택배로 보내드리겠다고...

제가 그랬습니다. 그냥 집사님 집 앞에 놓아두라고. 내가 알아서 나누어 드릴 테니까 집 앞에 두면 내가 가져올 거니까 그런 줄 알라고... 내가 준 선물을 누가 받았는지 알면 안 좋다고,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는 게 좋은 거라고... 교인들 중에 누가 받았는지 모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그랬더니 알았다고. 그렇게 하시겠다고...

얼마 후에 카톡으로 현관출입 비밀번호하고 집 몇 동 몇 호인지를 보내 오셨습니다. 부목사님 가셔서 들고 와서 어떤 집에 배달을 해 드렸습니다. 저녁 늦은 시간에 부재중 전화가 와 있습니다. 보니까 오늘 쌀 받으신 분입니다. 제가 전화를 안 받으니까 문자를 또 보내두셨습니다.
“목사님 왠 쌀을.. 쌀 떨어져가는 줄 어찌 아시고.. 겨우내 잘 먹겠습니다. 넘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제가 답 문자를 보냈습니다.
“생각이 났어요. 묵묵히 자리 지키심 감사하고.. 샬롬!”

사는 게 이런 거잖아요. 무슨 거창하고 대단한 일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웃을 수 있고 흐뭇하고 따뜻해지고... 주는 사람도 있고 배달해 주는 사람도 있고 받으며 감사하는 사람도 있고...

지난주에는 이런 톡을 받았습니다.
목사님~ 000 집사입니다~ 24년 학원비 장학금 신청하려구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보다가 목사님께서 도움 받을 때는 자존심 내려놓고 떳떳하게 받고 아이 실력 키워주고, 나중에 베풀 수 있는 상황 일 때 베푸는 자가 되면 된다는 말씀에 용기 얻고 말씀드려요. 지금까지 살면서 누구에게 도움 받을 정도로 살던 적은 아예 없던 것 같아요... 늘 예수님 믿으니까 모든 것이 부유하고 잘 풀리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신앙생활 했던 것도 사실인 것 같고요. 하지만 생각지 못하던 때 여러 고난이 찾아오니... 이제야 부족함 없이 살던 일상을 허락하심도 은혜이고 감사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때 집으로 찾아와주셔서 도움을 주시고 가셨는데, 이렇게 학원비 장학금을 신청해도 되나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는데 그 기회를 뺏는 것 같기도 해서요. 그런데 지금 힘든 시기 주님주시는 힘으로 잘 인내하고 이겨내서 나중에 베풀 수 있는 넉넉한 자가 됐을 때, 하나님께 다시 돌려드리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늘 기도해주시는 목사님께 맘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목사님 영혼육의 강건함과 목회위해, 사모님과 자녀분들의 축복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평안한 주일 되세요^^

이 글을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기도가 저절로 나오고, 함께 사는 게 이런 거지... 오늘은 내가 아파 병원에 누워 있으니 그가 병문안을 오고, 언젠가 그가 아파 누웠을 때 내가 또 찾아가게 되고, 오늘은 내가 어리고, 힘이 드니까 도움이 필요하고, 언젠가는 내가 그를 돕는 사람이 되고...
[디도서 2:14]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선한 일을 열심히 하면서 내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삶!
예수님이 오신 이유이고, 오셔서 보여주신 삶이고, 오늘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이들의 의무이기도합니다. 성탄절은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분 오심의 의미를 되새김질하고, 그분의 삶과 나의 오늘의 삶을 비교해 보면서 나를 다시 말씀 앞에 세워나가는 날입니다. 그냥 축제가 아닙니다. 흥청망청 선물 주고받는 날이 아닙니다. 예수님 오심의 의미를 알고, 나를 사랑해주신 그분의 사랑을 내 이웃에게 전하는 날!!

성탄절에 드리시는 성탄 헌금은 모두 장학금과 선교비로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 주변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기 위해서...

성탄절에는 가정에서도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예수님을 사랑의 선물로 보내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

우리 주변에 이 같은 따뜻한 사랑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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