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젖은 복숭아를 먹어 보셨나요?
빗물 젖은 복숭아를 먹어 보셨나요?
  • 신상균
  • 승인 2022.08.17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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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하늘에서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뉴스에 우리 동네가 나올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이번 비는 참 이상합니다.
밤새도록 오다가 아침이면 멈춥니다.

그날도 아침까지 비가 왔습니다.
아침에 날이 개어 문을 열고 나갔는데 문 앞에 복숭아 한 박스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방금전만 해도 보이지 않던 박스였습니다.
그런데 복숭아 박스의 한쪽 옆이 젖어 있었습니다.
얼른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그런데 교회 앞 도로 멀리에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복숭아 박스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누가 복숭아를 갖다 놓으셨네.“
”누가요?“
”응! 은퇴 장로님 같애“

우리교회 은퇴장로님은 운전면허가 없으십니다.
그래서 항상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십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고 복숭아를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복숭아를 장로님이 가지고 오셨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복숭아 상자가 젖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차로 가지고 왔다면 복숭아 상자가 젖지 않았을 테니까 말입니다.
복숭아 상자가 놓여지고 난뒤 오토바이를 보았고
복숭아 상자가 젖어있기에
틀림없이 장로님일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가 장로님께서 도착했을 것 같은 시간에 전화를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장로님이셨습니다.
복숭아를 가지고 오시다가 물 있는 데로 지나셨고,
그때 물이 튀어 복숭아 상자가 젖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요일 저녁, 연합속회 시간에 지난주 삶의 적용에 대하여 속회별로 발표를 시켰습니다.
발표 내용은 ‘지역에서 사랑의 마음으로 섬긴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장로님이 속해 있던 속장님이 말씀하십니다.
”우리 장로님이 애지중지 아끼는 복숭아 나무가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계셨는데도 얼마나 아끼시는지 제가 물도 주고 거름도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장로님께서 복숭아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아끼며 키우던 복숭아를 나에게 가지고 오셨구나.
속장님의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성도님들에게 말했습니다.
”혹시 빗물 젖은 복숭아를 드셔보셨습니까?“
그리고 빗물 젖은 복숭아에 대한 사연을 말하면서 감사를 표했습니다.

장로님의 빗물 젖은 복숭아!  그런데 맛이 없었습니다.
첫 열매를 가지고 오셨기에 싱겁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나 싱겁기 그지 없는 복숭아를 먹으면 장로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복숭아를 먹을 때마다 빗물 젖은 복숭아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그 복숭아를 가지고 오신 장로님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복숭아를 먹을 때마다 장로님을 떠올리며 기도하게 됩니다.
성도들은 빗물 젖은 복숭아 뿐 아니라, 감자, 상추, 고추, 옥수수등을 가지고 옵니다.
그런데 과연 빗물만 젖어 있을까요?
성도들이 가져다 준 음식을 보면서 성도님들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은 ‘빗물 젖은 복숭아를 먹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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