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달라졌어요
교회가 달라졌어요
  • 신상균
  • 승인 2022.08.31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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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 주일 오후, 전교인 체육대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걱정이 생깁니다.
그 이유는 요즘 모임의 추세가 사람이 잘 모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방 행사도, 연회 행사도, 생각보다 모이는 인원이 적었습니다.
게다가 과거의 비해 연세가 드신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2년동안 교회는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장로님은 신이나서 준비합니다.
기념품도 맞추고, 경품도 찬조를 받고,
옆에서 보는 담임목사 입장에서는 찬물을 끼얹을 수도 없고 해서
그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드디어 8월 28일 주일 오후 1시가 되었습니다.
체육관으로 갔습니다.
넓은 체육관에 사람들이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파악했더니
어~!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경품이 꽤 많이 들어왔습니다.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고
주기보다 받는 것을 즐겨하는 세상인데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위축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였습니다.

담임목사의 기도로 체육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권사님의 인도에 따라 전체 체조를 실시하고
팀을 나눠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좌우로 흩어저 의자에 앉아서 응원하고
조금 건강한 분들은 사회자의 인도에 따라 열심히 게임을 합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그 좋아하던 배구도, 달리기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
성도님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우리 장로님 운동에 대하여 두 번째라면 서러워하는 분입니다.
체육대회는 배구가 있어야 하고, 족구가 있어야 한다고 하던 분입니다.
그런데 성도님들의 안전을 위해 자기가 좋아하던 것을 포기했습니다.

저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교회가 달라졌구나.

코로나 이후에 교회가 달라졌습니다.
자기보다 남을 생각하는 교회로
받기보다 주기를 좋아하는 교회로
고집을 세우기 보다 함께 하는 교회로
사회자가 저에게 부탁합니다.
”목사님, 각 팀 응원전을 할텐데 점수를 매겨 주세요“
한쪽에서는 젊은 권사님이 가운데 서서 응원을 이끌어 갑니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나이든 장로님이 가운데 서서 응원을 이끌어 갑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나이든 장로님 팀이 훨씬 더 잘합니다.

저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교회가 달라졌구나.
나이든 장로님이 앞장서서 일하고
장로님이 하시는 것을 열심히 따라하는 성도님들
코로나 이후에 교회가 달라졌습니다.
말만하는 교회가 아니라 행동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앞장서서 일하면 뒤에서 팔짱끼고 구경하는 교회가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우리 인생에 밤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밤을 함께 견디면 밤이 지나고 났을 때 더욱 친해집니다.
코로나가 왔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에 더 가까워 집니다.

코로나 이후 교회가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코로나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직 코로나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코로나가 완전히 끝났을 때
교회는 더 좋은 교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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