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생일
우는 생일
  • 신상균
  • 승인 2022.08.25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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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 금요일 새벽,
새벽기도를 드리러 가기 위해 현관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현관 문 앞에 파란색 박스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뭐지?“
깜짝 놀라 쳐다보았더니 케익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아!‘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케익이야. 권사님이 가져다 놓으신 것 같아.“

오늘은 나의 생일!
권사님은 생일 때마다 케익을 챙겨 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받을 수 있도록 사택 문 앞에 놓으신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하얀 봉투와 함께...

현관 문 앞에 있는 케익을 곱게 들어 집에 옮겨 놓고는
교회를 향하여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권사님이 갑자기 뿅하고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목사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세요. 목사님“
지금 교회에 오신걸까?
아니면 케익을 가져다 놓으시고 기다리고 계셨던 것일까?
권사님의 손을 붙잡고 말했습니다.
”권사님, 감사해요. 늘 잊지 않고 저와 아내의 생일을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권사님은 오랫동안 생일을 챙겨 주셨습니다.
잊지 않고 케익을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생일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생일 전날 저녁에 가져다 주시기도 했습니다.
생일 아침 밥을 사시면서 축하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른 새벽 생일케익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교회가 성장하면서 성도님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생일이 되어도 티를 낼수가 없습니다.
성도님들이 부담 될까봐 생일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습니다.
또 성도님들도 드러내놓고 목사님의 생일을 챙기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도 질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변함없이 생일날이면 잊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분들의 선물이 아내를 통해 조용히 전달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관 앞에 놓여집니다.

금년에 권사님이 전해준 케익을 받으면서
트윈폴리오가 불렀던 웨딩케익이란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가사를 바꾸어 불러 보았습니다.

   ”아직 새벽이라 캄캄한데
    누군가 왔다가는 소리
    새벽기도하러 일어나서
    현관열고 내려다보니
    사람은 간곳이 없고
    살포시 놓여있는 저 생일케익
    그 누가 두고 갔나 나는 아네
    우리교회 권사님이여~“

권사님으로 인해 감동받은 생일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다음날 카톡에 친구의 생일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나도 망고빙수를 선물로 보냈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답장이 왔습니다.
’네가 날 울리다니 나쁜 상균‘

생일은 우는 날입니다.
선물 때문에, 사랑 때문에 우는 날인 것 같습니다.
혹시 오늘 생일 맞으신 분 있다면
정말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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