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면 된다
정직하면 된다
  • 서정남
  • 승인 2023.06.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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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990년대 말에 이 나라에 와서 노년을 여기서 보내려는 것은 이곳의 맑은 공기와 경치만이 아니다. 이들에게 깔려있는 이해심과 사랑하는 마음들 때문이다.

옛날, 우체국에서의 일이다.

이 나라에 도착했을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모두가 휴가 중이었다. 휴일이 지나고서 우체국엘 갔다. 직원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들인데 놀랐다. 서류를 부치고는 할머니 직원에게 혹시 이 근처에 정육점이 어디 있냐고 물었다. 그녀의 발음에 '라이트'와 '크로스'가 들리는 걸 보니 신호를 건너라는 뜻인 듯하다. 그러나 완전한 이해가 안 된 걸 눈치 챈 직원은 업무를 중단하고 유리문을 열고 나온다. 줄 서있는 손님들을 두고 자기를 따라 오란다. 신호를 건너서는 또 하나의 신호를 건너서 골목 저 끝에 butcher 가 있다고 알려주고 총총 걸음으로 돌아간다. 나는 우체국에 대기하던 손님들이 화를 내고 고함 지를 것만 같아 여간 초조하지 않았다. 그들은 점잖게 기다려 주었다. 충격적이었다.

주차 위반에 관해서이다.

다운타운에 복잡한 곳은 주차시간이 짧다. 바쁜 사람들이 서로 번갈아가며 주차하도록 배려하는 시스템이다. 나는 동전을 제한된 시간만큼 넣고는 이민성에 가서 일을 보고 속히 돌아왔다. 그런데 차 유리에 스티커 하나가 붙어있다. 기분 참 별로이다. 시간 안에 돌아왔는데 말이다. 벌금이 150불이나 되니 묵과할 수가 없다. 시청 교통과로 가서 스티커를 보이니 이들이 내게 하는 영어에는 '윈도우' 만 들린다. 이해 못하겠다고 하니 네 차가 어디에 있냐고 묻는다. 먼 곳에 있다고 하니 거기로 함께 가잔다? 그는 정말 나를 따라 나온다. 차 유리 오른쪽 위에 붙은 동그란 스티커가 납세영수증인데 기한이 지난 이유라고 한다. 나는 아무도 그 정보를 주지 않아서 몰랐다고 했더니 면허증을 제시하란다. 1년짜리 국제 면허증인걸 보더니 "너가 맞다, 넌 거짓말을 안 한다"하면서 150불짜리 스티커를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지 않나? 정직하면 된다.

슈퍼마켓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 친구가 나를 뒤따라 자녀들 데리고 유학을 왔다. 나는 부득이 그 가족의 정착을 도와야만 했다. 집을 구하고 가구를 사고 식품을 구입하고. 친구가 슈퍼마켓에서 계산을 마치고 트롤리를 밀고 나서는데 바닥의 미세한 경사로 인해 트롤리가 흔들리며 위에 놓였던 딸기쨈이 떨어져 버렸다. 유리파편과 바닥에 깔린 쨈으로 인해 쩔쩔매고 있는데 직원이 웃으면서 모포를 들고 온다. 순식간에 청소를 하고는 "Are you okay?" 연거푸 물으며 꼭 같은 딸기쨈을 하나 가져다준다. 내가 말하기를 우리는 이미 pay를 하였고 우리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라서 다시 사겠다고 했지만 트레일러 깊숙이 찔러 넣어주고 간다. 감동이다.

최근의 구두 이야기이다.

나는 구두를 고르는데 남다른 신체조건이 있어서 맞는걸.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아주 적합한 것을 발견해서 고가이지만 행복해 하며 신으니 아들이 다른 색으로 하나 더 사기를 권한다. 합당하다고 생각되어 검정색으로 하나 더 구입하였다. 석 달간 대여섯 번을 신었을까? 어느 날 구두와 밑창이 분리되는 일이 생겼다. 이 경우는 이미 여러 차례 신었기에 개런티가 안될 수도 있다. 영수증과 50%의 가능성을 갖고선 샀던 가게로 갔다. 내가 몇번 신지 않았다고 했더니 점원이 바닥창의 닳은 정도를 보는 듯 했다. 점원의 표정도 고객에게 최대한 편안함을 준다. 그러더니 내게 "오우케이 돈으로 주랴? 같은 것으로 주랴?" 묻는다. 나는 구두가 필요하다고 했고 그는 기분 좋게 새 구두를 예쁘게 포장해서 건네주었다.

정직한 사람이 인정받고 성경적으로 고아와 과부와 여성이 보호를 받는 사회이다. 요즘 해외에서는 교포들이 고국의 위상으로 인해 어깨를 으쓱거린다.

한국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고국이 살기 좋아서 해외교포들이 역 이민을 많이 간다고 소문이 나있다. 그렇게 부르는 그들에게 주님이 시키실 일이 또 있으리라.

기독인들이 앞장서서 정직한 사회로 바꾸어 나가기를 기도한다.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이 동산에 할 일 많아 사방에 일꾼을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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