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43
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43
  • 안양준
  • 승인 2023.05.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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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데반의 순교

스데반의 순교에 대해 말하기 전 초대교회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 대해 간단히 언급해 보고자 한다. 

초대 교회는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기원으로 시작되었는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실 때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분부하셨고 제자들이 다락방에서 오로지 기도에 힘쓸 때 성령 강림 역사가 일어난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유월절로부터 50일이 경과된 시기이다.

이는 칠칠절이라 하여 이스라엘 3대 절기 중 하나였기에 경건한 유대인들이 천하 각국으로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고, 오순절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다른 언어로 말하기를 시작하자 그 소리에 큰 무리가 모였고 베드로의 설교를 들은 후 그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였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행 2:41)

이후 정확한 시간의 표기는 없지만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고, 베드로가 성전 미문에서 구걸하는 앉은뱅이를 고치고 설교하였을 때 믿는 남자의 수가 오천이나 되었고(행 4:4), 바나바가 밭을 팔아 사도들의 발 앞에 둔 사건, 아나님아와 삽비라 부부가 소유를 팔아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으나 일부를 감춘 것으로 죽게 된 사건이 있었고, 사도들을 통해 민간에 표적과 기사가 많이 일어나 믿고 주께 나오는 자가 더 많으니 남녀의 큰 무리라고 하였다.(행 5:14)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며 대제사장과 사두개인의 당파가 마음에 시기가 가득하여 사도들을 잡아 옥에 가두었지만 주의 사자가 옥문을 열고 끌어내어 성전에 서서 생명의 말씀을 백성에게 말하라고 지시하셨고 그때 제자가 더 많아졌고,(행 6:1) 과부들의 구제로 문제가 발생하자 사도들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만 힘쓰기로 하고 구제하는 일들을 맡길 사람을 택하였다.(행 6:3)

이렇게 세워진 자들을 일곱 집사라고 부른다.(행 21:8) 이들의 선발 기준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 중 한 사람이 스데반이다. 스데반이 그 중에서도 뛰어났던 것은 그만을 지목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한 것을 통해 알 수 있다.(행 6:5) 물론 앞에 말한 것처럼 그들 모두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고 칭찬받는 자였지만 스데반이 탁월하였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스데반의 행적은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의 형성 과정에 믿는 자의 수가 많아지는 중에도 그의 믿음은 으뜸이 될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스데반은 ‘면류관’이라는 의미인데 그가 말씀을 담대히 증거하다가 순교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의 면류관을 받게 될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을까?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 사람마다 주어지는 은사가 다르듯 역할도 다를 수 있다. 그릇이 귀하게 쓰는 것과 천하게 쓰는 것이 있고(딤후 2:20), 해와 달과 별의 영광이 다르고 별과 별의 영광이 다르다고 한 것(고전 15:41)이 그런 의미라고 생각된다.

스데반이 활동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는 집사로 선택된 후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했다고 한다. 그가 구레네인, 알렉산드리아인, 길리기아인,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회당에서 논쟁하였다고 했는데 복음을 전하는 스데반과 구약 율법만을 신봉하는 그들 사이에 논쟁은 당연하였고 그들이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스데반을 당하지 못한 것도 당연한 것이다. 결국 그들이 스데반을 잡아 공회에 세우는데 앉은 자들이 스데반을 보니 천사의 얼굴과 같았다고 한다. 법정에서 심문받는 경우 대체적으로 얼굴이 어두울 수밖에 없지만 믿음과 성령이 충만하였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을 뿐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평안으로 가득한 것이다.

그는 구약의 믿음의 사람들을 예로 들며 복음을 증거하였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책망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마음에 찔려 이를 갈며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그에게 달려들어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쳤다고 하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데반은 성령 충만하였고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고 말하였다.

이렇게 스데반은 최초의 기독교 순교자가 된 것이다. 왜 하나님은 스데반을 순교자로 세우신 것일까? 두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사도 바울의 등장이다. 스데반이 순교를 당할 때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청년의 발 앞에 두었고,(행 7:58) 사울은 그가 죽임 당함을 마땅히 여겼다고 한다.(행 8:1) 사울의 인생에 연관된 스데반의 죽음은 그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에게 강권적으로 불려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둘째, 그의 순교를 통해 본격적으로 복음이 이방으로 전해진다. “그 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행 8:1)고 하였다. 스데반의 순교 이후 교회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흩어지게 되고, 그렇게 복음이 사방에 전해진 것이다.

스데반에게 주어진 사명이 순교라고 하더라도 순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죽음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믿음을 소유한 자만이 순교자가 되기 때문이다. 순교는 하나님께 바쳐지는 희생의 제물이 되는 것이기에 하나님께서 기뻐 열납하실 것이다. 기독교 역사에 수많은 순교자가 있지만 최초의 순교자라는 아름다운 영예를 차지한 스데반, 그의 이름은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아름답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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