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행운이 아닌 진정한 지도력
시대의 행운이 아닌 진정한 지도력
  • 민돈원
  • 승인 2021.05.25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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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전 어느 목사님을 만나 생전에 들어본 적 없는 신종 기사가 될 만한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실제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얘기를 들었다. 이 분은 요즘 매스컴에서 종종 보도되고 있는 가상화폐에 일찍이 눈을 뜨게 되어 5년 전인 2016년에 20만개를 구입했다고 한다. 물론 맨 처음 그 소식을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에게서 소개받았을 때는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계속 종용에 못 이겨 그 방면에 자료공부도 하며 나름 지식을 습득하며 그렇게 구입했노라고 매우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놀라운 것은 구입가의 10배 가까운 3억 2천만 원을 팔아 개인 부채도 갚고 세미나 가면 본인이 음식 대접하는 등 선심도 베풀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금년에는 현재 담임하는 교회 70세 이상 약 30여 명에게 명절선물로 5만 원씩 지급까지 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최신기종 승합차(4천만 원 이상) 1대도 교회에 기증했다고 한다. 이런 모든 게 다름 아닌 목사님이 판 코인 이윤이라고 한다.

현재 관심하는 코인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한 사람이 많은 이익을 얻는 대신 누군가는 그에 상응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니 서로 윈-윈하는 투자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기뻐할 때 누군가는 자신의 재물을 잃고 눈물 흘려 얻는 이익이라면 그리스도인의 경제원리와는 크게 빗나가기에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 목사님은 여기에서 얘기를 그치지 않았다. 이제 금년 말 잘 되면 막대한 값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잃지 않고 있었다. 나를 더 혼란케 하는 것은 그 다음에 이어진 말이었다. ‘그 코인이 잘 풀리면 연회 감독도 출마하겠다!’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물론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꿈은 야무졌다. 그러면서 감독입후보에 필요한 자금력을 이 코인에서 얻었기에 거기에 소용되는 비용은 몰론 복음 전하는 일과 미자립교회 돕는 일에 다 쓰겠다는 포부까지 밝히며 이미 그 목사님 부인도 일조한 바 있어 두 분이 얘기도 마친 상태라고 한다.

한참 이런 얘기를 듣고 난 나에게는 같은 목회자로서 왠지 개운치가 않았다. 도무지 남의 문제 얘기라고 관심을 끄기에는 결코 마이동풍 식으로 가볍게 넘겨지지 않았다, 이에 외국 상황을 잘 아는 지인 신학교 교수에게 이런 사실을 전하며 ‘이런 코인 투자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한마디로 ‘위험하다.’라고 우려하는 답이었다, 앞으로 음성적인 이 시장이 세계적인 정세에 따라 예측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지금은 권장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런 대화를 나눈 얘기를 이곳에 밝히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단지 앞으로 이 시대가 그리로 가기에 코인에 관심을 가질 때라든가 그 이익의 위력에 놀란 호기심 때문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그 목사님이 교회에 베푼 선행소식을 전하기 위함도 아니다.

오직 한가지 이유는 그 막대한 금력이 따르는 행운으로 교단의 연회를 책임질만한 감독출마용으로 삼겠다. 는 데 목적을 두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움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돈으로 그런 자리가 가능하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목회자의 발상이 그다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여겨졌다. 적어도 그런 직책이라면 동기와 수단과 목적이 다같이 합당한 근거와 누가 듣더라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행운이 따라 일확천금을 획득하여 이런 일이 이루어지기보다 단지 한때 희망 사항으로만 끝났으면 좋으련만 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만류하기도 해 보았다. 대체로 권력의 야심을 가진 자들의 특징이 ‘나라면 저렇게 하지 않겠다. 그래서 나서게 되었다.’ 해서 막상 성취한다 한들 크게 달라지지 않는 걸 주위에서 수없이 겪는다. 게다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까지 불법적인 경우가 허다하니 도긴개긴이다.

그렇다면 주님이 이 땅에서 어 떤 방법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셨는가? 주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돈이나 어떤 막강한 권력,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흔히 민중의 힘이라고 말하는 다수결 원리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시지도 않았다. 대신 부활하신 후 40일 이 땅에 계시다 승천하시기 직전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신 것을 분명히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행1:4-5)
그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한 그 부분은 눅24:49에서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예루살렘)에 머물라”와 동일한 표현이다. 따라서 적어도 영적인 터치를 매우 중요시하게 여기는 이 땅이 교회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그것은 언택트(untact) 시대라고 부르는 용어이다. 지금이야말로 그런 용어를 무 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교회든 교단이든 지도자는 돈, 권력, 다수의 힘을 등에 업고 세상 방식과 같은 처세술에 능한 자가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위로부터 오는 능력’(Divine power), ‘성령세례’ 받은 자들의 회복이 절실하다.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는 진정으로 그들을 통해 거룩한 생산적인 혁명이 이루어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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