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넘어 관용으로
용서를 넘어 관용으로
  • 이구영
  • 승인 2021.03.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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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몬은 골로새교회의 장로님 정도 되는 사람입니다. 골로새교회는 바울 목사님과 에바브라 전도사님이 함께 세운 교회이고, 이 교회의 초기 맴버 가운데 한 사람이 빌레몬이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빌레몬은 나무랄 데 없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요, 성실한 사회인이었습니다. 빌레몬서는 바울 목사님이 빌레몬에게 보낸 개인 서신인데 이곳에서 성령님의 지시를 받은 바울 목사님은 빌레몬을 여러 가지로 소개합니다.
① 빌레몬! 그는 사랑받았고 사랑하며 살던 사람입니다.
② 그는 바울이 동역자이었고,
③ 한 가정을 온전히 그리스도에게 이끈 믿음의 가장이었습니다.
④ 또 그는 최선을 다하는 사업가이어서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있었고
⑤ 바울 목사님의 매일 기도에 이름이 빠지지 않는 선한 신앙인이었습니다.
⑥ 사랑과 믿음이 탁월했고,
⑦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전도하던 사람 빌레몬!
⑧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평안과 기쁨과 위로를 전하던 사람 빌레몬!
⑨ 나아가 그의 삶의 대명사는 용서의 사람 / 관용의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빌레몬의 집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사해보니까 노예 중의 한 명인 오네시모라는 놈이 많은 돈을 가지고 달아났습니다. 당시 로마가 다스리던 나라들에게는 약 6000만 명의 노예가 있었고 이 노예들은 주인의 개인 소유물이었기에 죽여도 죄가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도둑질을 한 노예는 무조건 사형이었습니다. 그런 중대한 죄를 저지른 노예가 오네시모 이었습니다.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집안이 시끌 시끌 하더니 오네시모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두기고’ 라고 하는 바울 목사님을 도와드리던 전도사님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오네시모는 저 멀리 무릎을 꿇고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 알고 지내던 두기고 전도사님이 빌레몬 장로님에게 다가와 반갑게 인사하며 편지 한 통을 전해줍니다. 오네시모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고 물어볼 것도 많은데 일단 ‘두기고’ 전도사님을 모시고 방에 들어가서 편지를 받아 읽습니다. 빌레몬은 눈치를 채고 있습니다. 나이도 있습니다. 사회적 지휘도 있습니다. 살아본 경험으로 보아서 이 편지는 아마도 오네시모를 위한 바울 목사님의 간청인 듯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두기고 전도사님은 부연 설명을 합니다.
‘오네시모가 순간적인 충동을 못 이기고 눈이 뒤집혀서 돈을 훔쳐 달아나게 되었다. 금방 후회했지만 다시 돌아가면 죽을 수도 있어서 일단 로마까지 도망을 쳤다. 그곳에서 군사들에게 잡혔고, 돈도 빼앗겼고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감옥에서 하필 바울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바울 목사님은 복음을 전하시다가 억울한 일을 당해서 감옥에 계신데 그곳에서 오네시모를 만나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고, 그의 여린 마음과 후회하는 마음에 말씀을 다시 심으셨다고... 오네시모도 많이 뉘우치고 있고, 용서받고 싶어 한다고... 로마에서 계속 있어도 되지만 굳이 빌레몬 장로님께 용서 받고 싶어 해서 제가 데리고 오게 된 것이라고... 그러니 장로님께서 용서해주시고 받아주시면 좋겠고, 아니면 제가 다시 데리고 가서 바울 목사님을 돕는 사람으로 쓰고 싶다고...

빌레몬은 고민이 됩니다. 돈을 훔쳐 달아난 오네시모를 용서하면 이런 일이 다른 노예들 사이에서 재발될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천국을 소개해주고 하나님의 자녀로 행복하게 살게 해 주신 바울 목사님의 청을 거절할 수도 없습니다. 가만히 기도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납니다. 빌레몬도 원래는 죄인이었습니다. 절대로 의인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며 산다고 해도 떠오르는 죄가 있습니다. 그런데 연약하고 한계 많고 바로 서지 못한 나를 예수님께서 용서해주셨습니다. 기억도 하지 않고 깨끗하게 지워주셨습니다. 이 골로새라는 도시까지 바울 목사님이 오셨고, 빌레몬의 동료인 에바브라 전도사님이 도와서 골로새에 교회가 생겼고, 빌레몬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특히 자신의 아들 아킵보는 이제 골로새 교회를 책임질 정도의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내 삶은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 때문에 행복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그때 빌레몬의 귀에 다시 한번 성령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네가 내가 말한 것보다 더 행할 줄을 아노라” [몬 1:21]
그는 큰 결정을 내립니다. 용서하기로 합니다. 좀 더 나아가 오네시모에게 자유를 줍니다. 이어서 부탁합니다. 가서 나이 많이 힘들어 하시는 바울 목사님을 잘 도와드리라고... 종이 문서를 찢어버리고, 자유인이라는 증명서를 만들어줍니다. 이 사람 빌레몬!! 신약성경에 참 닮고 싶은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구제의 사람! 용서의 사람! 관용을 베풀 줄 아는 사람 빌레몬!
용서를 넘어 자유 함을 허락해준 사람!

하나님께서 나를 용서해주시고 자녀삼아 주심의 은혜를 알기에, 씻어 주시고 품에 안아 주신 은혜를 알기에 빌레몬이 예수님 흉내를 내며 그분을 닮아갑니다. 결국 빌레몬의 용서를 받고 자유를 얻은 오네시모는 바울 목사님에게 다시 돌아갔고, 그는 바울 목사님을 돕다가 한 지역의 교회를 치리하는 감독이 됩니다. 그리고 바울 목사님을 도왔던 두기고 선생님과 함께 골로새 교회에 바울의 서신을 전하는 자가 됩니다. 참 닮고 싶은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전체를 닮을 수는 없을 지라도 빌레몬의 한 부분이라도 닮아가며 성령님의 도우심 속에 나를 통해 예수님이 드러나는 빌레몬의 후예들이 되어보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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