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신뢰지수를 높이자
교회여! 신뢰지수를 높이자
  • 민돈원
  • 승인 2020.02.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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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과 미디어리서치 공동으로 지난 몇 년 전 전국 성인 남 여 1,000명을 대상으로 직업별 신뢰도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3개 직업 중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직업으로 소방관을 꼽았다. 다음으로 간호사, 직업운동선수, 의사, 초중고 교사, 순이었다. 중위권으로는 신부, 의사, 판사가 뒤를 이었고, 하위권으로는 25위 목사 26위 변호사 30위 증권업 종사자, 30위 부동산 컨설던트, 그리고 최하위로 정치인이 랭크되었다.

반면 높은 연봉 순으로는 1위 기업 고위임원, 2위 정치인 국회의원, 3위 항만업에 종사하는 도선사(導船士), 4위 -8위 각 전문의 의사, 6위 항공기 조종사 등의 순이었다. 따라서 신뢰도와 연봉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여론조사에서 관심을 끄는 것 중의 하나는 목회자의 낮은 신뢰도에 주목하게 된다. 가장 정직을 강조하는 직업인데도 상대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도가 약해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의외의 아이러니이다.

이를 증명이나 한 듯 지난 주 나는 실제 그런 경험을 하게 된 경우가 있어서 소개한다.

지난 한 달 전 강화로 임지를 옮긴 후 부임 전 교회 승합차가 운전석 쪽이 파손되었기에 공업사에 보험처리 하여 판금수리를 맡기게 되었다. 그로부터 만 3일이 지나 수리가 완료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보험으로 수리했지만 최종 수리비의 20% 자부담은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3일간 대차 받은 승용차가 있기도 해서 서로 맞교환 할 겸 직접 찾으러 갔다. 그리고 담당 여직원에게 화도에 있는 문산교회라고 하면서 그 당시 ‘오늘이 금요일이니 주일이나 늦어도 월요일 재무부에서 지출을 일괄 처리할 때 입금하겠다’라고 했더니 ‘안된다’라고 한다.

이에 최초 만났던 실무책임자에게 전화를 하여 ‘화도에 있는 문산교회 목사입니다. 내가 재정을 갖고 있지 않고 재무부에서 늦어도 주일에 책임지고 입금할 테니 염려 말라’ 했더니 ‘안된다’라고 일언지하에 거절 답변이다. 그리고 한 수 덧붙인다. ‘그런 사람들이 많다.’라고...

물론 교회와는 첫 거래이기에 생면부지한 사람의 말만 믿기에는 오너가 아닌 자신도 직원(공장장?)의 한사람으로 불안하기도 했으리라.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 다른 지역에서 이와 유사하게 자동차 수리업체와 첫 거래한 후 내 이름과 교회를 알려주고 재무부에서 입금하겠다고 했을 때는 내 말을 믿고 받아 주었다.

그런데 이곳은 그 지역과 비교할 때 교회수로나 교인수로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17:128이고 교인수로도 10배 이상은 많은 지역인데다 지역에 있는 소속교회와 목사임을 밝힘에도 불구하고 냉담했다.


이런 그의 반응을 접하면서 이렇게 불신하는 까닭은 교회가 신뢰를 못 얻어서일까, 아니면 오늘날 이 땅의 분위기가 서로를 불신하는 정서 때문일까? 그다지 많지 않은 자부담을 내가 수리업체에 가기 전 재무부에 미리 입금시키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이런 저런 일로 늦어지다 보니 그런 제안을 했던 건데 입금하면 즉시 탁송해준다고 하는 말을 끝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어느 쪽이라도 마음은 씁쓰름하기 그지없었다. 초면이니까 그런 것 아니겠는가? 라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적어도 ‘이곳에 있는 교회이다, 또는 교회 목사입니다’라고 밝히면 보증수표처럼 믿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무거운 자책감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앞으로 사회전반에 걸쳐 어떻게 하면 신자들과는 물론 불신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겠는가? 라고 하는 진지한 고민을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신뢰는 직업 연봉순이 아니다. 신뢰는 직업 만족순도 아니다. 신뢰는 그 사회 국민 도덕성지수이다. 한국교회여! 함께 대 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일에 주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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