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을 통한 상승효과
장례식을 통한 상승효과
  • 민돈원
  • 승인 2020.01.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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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회 부임한지 2주차에 연로한 권사님(83세)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 부부는 부인 권사님과 함께 문병을 가서 기도해 드렸다. 이후 몇 번 더 하루 두 번 면회 시간을 이용하여 기도해 드리고 왔다. 그러다 부임 3주차가 되던 지난 22일 위독하다고 병원 측에서 가족에게 연락을 하자 부인 권사님이 소식을 전해 와서 새벽기도를 마친 후 임종 전 기도를 하고 돌아왔다.

그로부터 3일 후 명절 휴가가 시작되는 24일(금) 소천소식을 받았다. 이에 설 명절이지만 고향을 갈 수도 없었다. 대신 장례 준비에 들어가야 했다. 더더구나 현재 교회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한 가정에 상을 당한 큰 일 임을 감안할 때 담임목사인 나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임종 조문 예식을 꾸려 일단 장로님들과 함께 우선 가게 되었고, 다시 같은 날 저녁 조문 할 수 있는 교우들에게 속별로 연락을 하여 두 번째 조문 예식을 다녀왔다.

그러면서 내심 걱정거리 한 가지가 생겼다 그것은 3일장으로 하면 주일에 장례예식과 모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가정은 부인 권사님을 비롯하여 2남 2녀가 모두 믿는 가정이었다. 그 중에 장남은 현직 감리회 목회자였다. 이런 사정을 안지라 첫 날 조문 예식을 마치고 나자 그 목사님이 먼저 4일장으로 가족이 결정했다고 걱정을 덜어 주었다. 이에 모든 장례절차에 따른 준비와 예식 순서를 장로님들과 상의하여 매우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명절 휴가기간이긴 했지만 매일 조문 예식은 물론 둘째 날 입관 예식 때는 정성스럽게 순서지를 제작하여 유족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일을 지나 다시 4일장인 다음 날 새벽기도를 마치자마자 오전6시30분 장례예식을 진행하였다. 순서에 다른 예식 때와는 달리 두 분이 특별 조가를 하도록 해서 은혜롭게 진행했다.

그리고 이후 모든 순서, 부평에 있는 화장장에서 화장예식, 다시 강화에 있는 추모공원에서의 납골예식 등 이어진 순서를 인쇄물로 만들어 최선을 다해 장례 일체의 예식을 마치고 나니 오후 2시가 지났다. 주일이 겹치고 4일 동안의 조문 예식 등 빡빡한 시간을 소화하기까지 심신이 지쳐 있을 만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소천 전까지 3차례의 병문안기도, 4차례의 조문 예식, 입관예식, 장례예식, 화장예식, 그리고 납골예식까지 10번이 넘는 순서 일체를 진행한 나로서도 사실 강행군이었다.

그러나 교우가정인 것은 물론 2남2녀, 10여 손자 손녀들을 생각하고, 주위에 믿지 않은 분들을 생각하면 장례예식은 복음을 전하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라고 여겨지기에 정성스런 마음으로 준비했다. 매 시간마다 유족들 모두가 진지하게 참석했고 큰 위로가 되었다는 말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러기에 나 자신이 집례하면서 은혜를 받아 마음은 평안으로 넘쳤다.

최선을 다해 마치고 나서 집에 돌아왔는데 유족 중에 권사님과 장남 목사님이 사택을 찾아와 답례를 표하면서 장남 목사님은 요양원을 하기에 여러 차례 이런 장례예식을 경험하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열정적으로 인도해 준데 대해 다시금 몇 번의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자 어느 목사님이 페이스 북에서 ‘한 번의 은혜로운 장례예식 인도는 10번의 부흥회와 맞먹는다.’ 라고 평소 그의 부친 목사님께서 하셨다는 글을 남겨 주었다.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늘 하게 된다. “잔치집 가는 것보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낫고 지혜로운 자들”(전7:2, 4)이라고 한 말씀과 같이 상을 당한 가정이 있을 경우 잘 치른 장례식 효과, 또는 장례식 상승효과를 기대해 본다. 즉 온 교우들이 시간 시간마다 목사님이 집례하는 예식에 참석하되 가능한 한 장지-하관식, 화장장, 추모공원의 납골예식-까지 함께 동행하여 유족들보다 성도들이 더 많이 참여하는 그런 장례예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유족들에게 이것만큼 더 큰 위로와 감사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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