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도 순환보직 필요하다
목회자도 순환보직 필요하다
  • 민돈원
  • 승인 2017.09.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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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교회는 어느 교회라도 예외 없이 완전하지 못하다. 그러기에 늘 변화를 필요로 하고 개혁되어야만 한다. 여기에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상호관계, 교회와 현실에 대한 인식, 그리고 개인적인 자아의식이 어떠하냐에 따라 그 교회의 영향력과 미래는 달라진다고 본다.

그런 교회들 가운데 종종 한 교회를 오랫동안 담임하면서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고 후임자를 적법하게 세운 후 일선에서 물러나 선한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존경스런 마음이 우러나온다. 그런가하면 목회자가 바뀌어 길지 않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기존 타성적인 교회의 틀을 새롭게 하기위해 교회 정서와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개혁을 과감히 시도하여 침체된 교회를 활력 있고 도약하는 교회의 틀을 바꾸는 분들도 있다. 말하자면 교회적인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를 일궈내는 분들 역시 존경스런 영적 실력가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그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못하는 턱없이 미달인 목사이지만 한편으로는 후자에 해당하는 꿈을 평소 늘 꾸고 목회하려는 열정을 접지 않고 지금까지 나름대로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목사로서 살아가려 하고 있다. 현재 내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를 지난 짧은 기간 뒤돌아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큰 교회와 비교할 때야 그다지 주목할 일도 아니지만 그런대로 변화를 주었던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면도 없지 않은 듯 해 한편으로 가슴 뿌듯하기도 하다.

예컨대 예배당 내 전반적인 성구 교체작업을 비롯하여 유아실 신설공사, 천장형 냉, 난방기 설치 그리고 내부 환경의 상당부분이 신품으로 교체, 보수, 개선, 신설 등 약 20여 가지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외부 시설 역시도 굵직하게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 대표적인 일이 교회역사상 최초로 최신식 화장실공사를 비롯하여 교회학교 놀이기구 트램플린 설치, 교회주변 큰 도로변에 교회 홍보용 지주간판 3개소 설치, 교회종탑 L.E.D 공사, 오랫동안 낡은 교회현관 간판 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담임자용 승용차 구입에 이르기까지 보여주는 가시적인 변화가 지난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졌던 것은 순전히 인식을 같이하던 성도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여기에다가 2년 전만 해도 국내, 외 선교를 단 한군데도 못했던 교회가 금년부터는 충분치는 않을지라도 교회로서는 최선을 다해 매달 얼마씩이라도 4개처를 선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건축하고 있는 교회, 홀사모 자녀 장학금 돕는 일에도 미력이나마 비정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니 바람직한 모습이다.

이런 일이 언뜻 보기에는 단지 재정만으로 되는 일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그보다는 돌이켜 보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요, 목회자와 성도가 좋은 관계를 가질 때 가능한 일이었다고 여겨진다. 물론 이런 일이 있기까지 소요된 예산만도 계산해 보니 거의 억 단위에 가깝게 드려졌다는 점에서 서로의 마음이 따뜻하여 통(通)하고, 동(動)하고 합(合)하기만 하면 아무리 큰 일 까지도 꼭 불가능하지 만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좋은 증거가 되었다.

이제부터는 건강한 신앙을 갖는 성도를 세워야 하는 더 크고도 근본적인 과제가 남겨져 있다. 돈으로 되는 일 하나도 가히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성숙한 주님의 제자로 세워가게 하는 일은 더더욱 쉽지 않다. 돈으로 되는 일은 내가 보기에 어느 경우는 일시적이고 그 때 그 때의 분위기에도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을 세우고 사람의 변화를 일궈 내는 일은 그 사람의 가치관의 문제다. 주님의 제자가 되어 남은 생애를 여기에 투자하고 헌신하며 살겠다는 가치 변화가 일어나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드릴 수 있다. 교회가 여기까지 가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이기 때문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마저 여전히 얼마 전 이 세상에서 어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소수 인권과 약자들을 위해 일했다는 공로로 막강한 권력인 헌법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 받았다 결국 지명 전 가난한 서민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액의 주식투자로 인한 재산 증식과 자녀에 대한 편법증여 등에 휩싸이면서 자진사퇴한 자와 같은 등식의 이율배반적인 삶이면 곤란하다.

겉으로는 소수 약자를 대변하고 일한다하지만 내심으로는 대중을 등에 업고 명예와 부 등 모든 특권을 다 누리는 자와 같이 그리스도인이면서도 여전히 재산 축적, 호의호식, 건강, 편안하게 사는 것에만 관심하고 축복인 것처럼 살다가 이 세상 떠나 가는 것이 삶의 목적은 결코 아니지 않겠는가?

따라서 목회자가 현실에 안주하면 편할지는 모르나 교회 개혁은 요원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심도 있게 연구해 보아야 할 과제중의 하나는 한 교회에서 마르고 닳도록 까지 하는 목회보다는 공직사회에서 일부시행하고 있는 ‘순환보직’ 제도를 목회자 인사이동에도 일부 적용한다면 어떤 목회자나 교회의 경우에 다 같이 변화와 탄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나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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