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세상을 바꾸는 힘
  • 신상균
  • 승인 2016.03.01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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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뭐지?”

심방을 하던 중 마을 한 집에 웬 장대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장대 높이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집 근처에 가서 그 깃발이 태극기인 것을 알았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집은 애국심이 강한 것 같네, 아마 군인출신인가?’

시골에는 태극기를 거의 볼 일이 없다. 태극기를 장식한 곳도 없고, 태극기를 달아놓은 관공서도 많지 않다. 행사가 많지 않다보니 기껏해야 졸업식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대 높이 달린 태극기를 보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기억된 태극기는 그 지역을 지날 때마다 꼭 같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 집은 애국심이 강한 것 같네, 아마 군인출신인가봐’

군인과 태극기, 군 생활과 많은 영화를 통해서 우리에게 인식된 것이리라. 그런데 과연 그 집은 군인 출신이었을까? 그것은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한 것이었다.

첫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이에게 뭔가 좋은 것을 가르쳐 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국경일이 다가왔고, 아이에게 나라사랑에 대한 것을 가르쳐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태극기를 구입하여 아이와 함께 사택 앞에 달기 시작했다.

아마 그 당시만 해도 태극기가 펄럭이는 곳은 장대 높이 달린 그 집과 우리 집 뿐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태극기 달기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는 동안 계속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그러는 것이었다.

“아빠, 태극기 달래요.”

그 때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우리 집은 늘 태극기 달쟎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 태극기를 단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각종 현수막 달고, 행사 현수막은 달았는데 정작 태극기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내가 어릴적 다니던 교회에서는 특별한 날에 교회기와 태극기를 강대상에 올려놓고 애국가도 불렀었다. 그 생각이 든 순간 나도 태극기를 달아야 하겠다 생각했다.

광복절이 다가오던 날, 나는 태극기를 구입해서 본당 앞면에 설치했다. 그리고 마지막 찬양도 애국가를 불렀다.

그 순간 가슴이 얼마나 뭉클하던지, 어린시절 교회에서 불렀던 생각이 나면서 나도 모르게 나라에 대한 사랑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것이었다. 그 이후 나는 성도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번 국경일에는 태극기를 달기 바랍니다.”

드디어 국경일이 되었다. 나는 태극기를 단후 동네를 돌아다녀 봤다. 그런데 태극기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늘 내 말을 잘 따라주었던 성도님들이 왜 태극기를 달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한 할머니 집사님이 내게 그러는 것이었다.

“목사님 태극기가 없어요.”

태극기가 없다니!

그랬다. 내가 사는 백운에는 태극기 파는 곳이 없었다. 지금까지 태극기 걸지 않고 살았다. 게다가 태극기도 없는데 어디서 태극기를 사서 건단 말인가?

그 다음 국경일이 다가왔다. 나는 또 말했다.

“태극기 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며칠후 옆집 권사님이 뭘 열심히 문에다 박고 있었다.

“뭐하는 거예요?”

“목사님이 태극기 달라고 그래서 태극기 달려고 못 박는 중이예요”

그 이후로 우리 교회 성도들은 태극기를 달기 시작했다. 군대도 안 갔다온 사람들이 태극기를 달았다. 평생 태극기 모르던 사람들이 태극기를 달았다.

나는 성도들에게 말했다.

“백운에 태극기 다는 분이 없지만 우리교회 다니는 분은 꼭 다시기 바랍니다.”

백운교회 성도들이 태극기를 달기 시작했다. 한집 두집, 어느날 보니 마을에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어제 삼일절에 아들과 함께 태극기를 꺼냈다.

아들에게 물었다.

“태극기 어떻게 다는지 알아?”

아들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빨간색이 위로 가야해요.”

그렇게 아들과 태극기를 달고 나는 점심 약속이 있어서 식당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헛갈리는 일이 생겼다.

저 집은 분명 우리교회 성도가 아닌데 태극기가 그 집 문 앞에서 펄럭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 옆에 다른 집도,

난 종종 느낀다.

성도들이 하는 것을 세상이 본 받는다고

성도들이 태극기를 달면 세상도 태극기를 달고

성도들이 웃으면 세상도 웃는다는 것을

우리집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옛날 생각을 떠 올렸다.

‘저 집에 태극기가 펄럭이네, 백운교회 성도인가봐!’

세상을 바꾸는 힘이 성도에게 있음을 믿는다.

요즘 신문과 인터넷에서 태극기 달자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교회를 통해 달라질 것이다. 세상의 권고를 받고, 세상에 쫓아가는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이끌어가는 교회

바로 당신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을 믿는다.

국경일에는 태극기를 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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