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혼은 어떻게 성장하고 발달해 나가는가?
나의 영혼은 어떻게 성장하고 발달해 나가는가?
  • 전영복
  • 승인 2015.01.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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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하나님께서 인간의 육체를 “땅의 흙”으로 창조하셨다고 하는 창세기 2장 7절의 인간창조 기사(記事)는 단 1회성의 사건으로, 하나님께서 직접 인간을 땅의 흙으로 빚어 만드시는 일은 아담과 하와에서 끝이 난다.
즉 아담 이후의 인간은 하나님께서 직접 땅의 흙으로 빚어 만드시지 않고 부모의 유전인자(遺傳因子)라고 하는 물질적 매개체를 이용하여 “그 종류대로” 인간창조의 신비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의 육체나 자식의 육체나 다 똑같이 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흙의 성분으로 구성된 부모의 육체를 가지고 자연생식(自然生殖)의 방법으로 육체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육체의 본질은 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존재이기보다는 모든 인간, 심지어 동물까지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흙의 재질(材質)로 만들어진 물질이다. 따라서 이 육체들은 서로 교환하여 공유(共有)가 가능하며, 정해진 유전적 프로그램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생존해 나가는 유한(有限)한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의 영혼은 각 사람마다 독특한 존재로 창조되기 때문에 육체처럼 서로 나누고 공유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의 영혼을 지금도 아담과 똑 같은 방법으로 인격적으로 직접 창조하신다. 다시 말해서 영혼은 육체처럼 부모의 유전을 통해 주어지지 않고 하나님께서 각 사람을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자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신다는 것이다.

이 영혼은 육체나 세상의 물질처럼 눈에 보이는 존재는 아니지만 씨앗 속에 있는 생명력과 같이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지배하며 실재(實在)하는, 그리고 영원히 죽지 않는 나 자신인 것이다.
다만 “영원히 죽지 아니함”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기에(딤전6:16) 인간의 영혼이 영원히 죽지 않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따라 신적(神的) 생명력으로부터 부여받은 인출적(引出的) 불사성(不死性)일 뿐이다.

요한복음 6:58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그런데 독일의 신학자 푈만(H.G. Poellmann)은 인간의 영혼을 자아와 동일시한다. 그리고 이 자아는 영혼뿐 만 아니라 인간 전존재의 통일체로서 자신의 모든 사고와 행동과 삶의 과정을 통하여 형성된 그의 사람됨, 곧 인격을 포함한다. 그것은 삶 속에서의 기쁨과 슬픔, 고난과 행복,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 사랑과 증오 등의 갈등들과 함께 형성된 한 인간의 삶 전체를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영혼이란 육체 없이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인간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역사를 통하여 형성된, 그래서 죽음의 순간에 확정되는 인간의 자아를 가리킨다.4)

성경에서 말씀하는 인간의 영혼도 인격적 의미에서 사용된다. 예를 들어 구약의 시편기자도 “여호와여 돌아와 나의 영혼을 건지시며”(시6:4)라고 말할 때 그것은 몸으로부터 분리된 한 부분으로서의 영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전체를 건져달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신약에서도 “그의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할 것이며“(약5:20)라고 말할 때도 그것은 인간의 한 부분으로서의 영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인간 전 존재를 구원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성경에서 말씀하는 인간의 “영혼”은 자신의 삶을 통하여 형성된 전 존재로서의 “인격적 자아”를 가리킨다. 따라서 영혼은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 속에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며, 그 영혼은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적 요소와 주위 환경의 영향을 받아 통합적으로 성장하고 발달해 나가게 된다.
전영복 박사 ③ 2015, 1, 15

註 4)김균진, 죽음의 신학, 대한기독교서회, 2007.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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