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CEO인가?
목사는 CEO인가?
  • 조박사
  • 승인 2013.04.0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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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목회자로서는 몇 안되는 경영학을 전공한 목회자이다 보니 자주 이 질문을 받는다. 목사직도 하나의 CEO가 아니냐는 질문이다. 이런 관점은 일반 사회에서나 경영학계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접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에 경영학 교수들이 『CEO 조용기』라는 책을 통하여 여의도순복음 교회 조용기 목사를 경영학적 틀에서 최고경영자로서 분석하였다. 세계적으로는 20여년 전에 이미 로라 베리 존스 여사가 『CEO Jesus』라는 책을 써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예수님을 자기 강점을 가진 리더,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가진 리더로 소개 되어 있다.

필자는 “목회자가 CEO이냐?” 라는 질문에는 두 가지 접근방식을 말해준다.

먼저 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리드하고 혁신하는 측면에서 볼 때는 당연히 목사도 CEO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영적 조직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조직이기도 하기 때문에 혁신과 리더십, 효율성과 효과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목사는 CEO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진 영적 조직이기 때문에 CEO적 관점만으로는 온전한 목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목사는 CEO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목사직은 CEO적 요소는 분명히 있지만, CEO만 가지고는 온전한 목회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목회자들은 영적인 것을 참 좋아하고, 세상적인 것은 참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많은 교회 목회자들이 이미 CEO적 관점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조직학의 입장에서는 이미 장년 성도가 300명(전체 성도는 약 500명 이상)을 넘어서는 목회는 이미 기업형목회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정도의 인원은 이미 목양적 목회를 넘어선 목회여서 속회나 각 기관의 조직으로 관리되는 목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기는 CEO가 아니라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세상보다 더하게 철저하게 능력위주로, 효율성을 따지면서 목회하는 CEO적 목회를 하면서도 자기는 세상의 방법으로 목회하지 않고 철저하게 하나님의 방법으로 영적으로 목회하는 목회자라고 한다. 여기에 이율배반적인 태도가 있다. 차라리 자기는 CEO적 리더라고 인정하고 CEO로서 부족한 영적인 면을 채우는 목회를 한다면 균형을 맞춘 목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능력주의로 조직을 움직이고, 효과성을 극대화를 위한 목표로 예수님이 목회하셨다면 예수님은 철저하게 실패한 CEO일 것이다. 3년이나 투자하고 교육하고, 전심전력하여 사람을 키워놓았는데 그들은 다 배반하지 않았는가? 반면에 인류 구원을 위하여 자기를 십자가에서 죽이기까지 복종시키신 것을 목회의 목표로 삼았다면 예수님의 목회는 최고의 성공이다. 짐승보다 못한 한 사람을 위하여 하나님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는다는 것은 투자대 산출의 공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그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 우리가 구원받지 않았는가?

나는 목회자에게는 분명히 CEO적 접근방법도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조직관리나 인적 자원관리나, 재정관리 등에서는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세상조직을 운영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경영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섬기는 차원이나 영혼구원의 차원에서는 효율성이나 효과성의 차원이 아닌 사랑의 차원으로 희생의 차원으로 목회를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구원은 가장 위대한 하나님의 사랑의 낭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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