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의 자식들
독사의 자식들
  • 이구영
  • 승인 2023.05.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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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요한이 등장해서 절정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 때, 그 곁에는 많은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과거의 삶을 단절시키고 말씀 안에서 새롭게 인생을 꿈꾸는 이들도 있었고, 과거를 끌고 계속 가면서 하나님의 자녀인 듯! 흉내만 내고 싶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세례는 결단과 고백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죄 라고 여겨지는 것들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순간이었고, 여러 사람 앞에서, 내 결심을 공포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다는 공적인 고백이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사람들은 박수와 지지를 보냈고, 그들은 의와 평강과 희락이 다스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살았습니다. 반면, 결단도 고백도 없이 세례라는 의식을 통과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과거를 고치고 싶지는 않지만, 지옥에 가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이대로 살면서 천국만 가고 싶은 사람들 이었습니다.

세례를 받았지만 여전히 죄 가운데 사는 사람들! 교회는 다니지만 결단도 고백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과거와의 단절이 아닌 과거와 함께 오늘을 즐기며, 내가 원하는 미래로 나를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입니다. 자기 사랑을 포기 하지 않고, 교회에 남아 있으면서 하나님을 이용해서 내가 잘 살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배우자를 의지해서 내가 잘 살기를 원하기는 하지만, 남편에 대한 사랑이나 남편을 위한 희생에는 인색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유의 사람들에게 세례 요한은 당시 아주 심한 욕을 퍼 붓기 시작했습니다. 그 욕이 바로 ‘독사의 자식들’ 입니다. 분명 하나님의 자녀는 아닙니다. 그 안에 하나님의 성품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사랑, 희락, 화평, 안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게으름과 욕심이 있고,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과 교회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이지 결코 하나님의 뜻 안에서 나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여전히 우리 주변에도 독사의 자식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사람이 내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스스로 물어봅니다.

나는 독사의 자식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자녀인가? 성령의 열매가 나타나는 사람인가? 아니면 육체의 소욕이 드러나는 사람인가? 독사의 자식은 이웃을 죽이는 분노와 절망의 독을 품고 있습니다. 독사의 자식은 따뜻함이 없는 이기적인 냉혈인간들입니다. 독사의 자식은 배를 깔고 사는 게으름의 사람들입니다. 독사의 자식은 고개를 쳐들고 다니는 교만한 사람들입니다. 독사의 자식은 갈라진 혀를 이용해 이간질을 일삼는 사람들입니다. 독사의 자식은 감정이 태도가 되어 깊은 겨울잠에 빠지는 사람들입니다. 독사의 자식은 잡히지 않고 쭉--- 빠져나가는 사람들입니다. 닮고 싶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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