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크리스마스의 이모저모
더운 크리스마스의 이모저모
  • 서정남
  • 승인 2022.12.28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hite Christmas가 아니다.
Hot Christmas 이다. 과연 크리스마스를 느낄수 있을까 싶지만 마침 주일이라서 그 감동과 열기가 더했다. 이곳의 문화적 감성이 크리스마스의 감사를 더해 주었고 몇 분과 디너를 함께 하였다. 한국의 큰 명절이 설과 추석이라면 서양권에서는 부활절과 성탄절이 대표 명절이다. 선물을 보내고 친지가 만난다. 12월 초부터 휴가를 떠나는 이들도 있다. 우리 아들도 21일까지 근무하고 지금 태국 파타야에서 여동생 가족과 휴가를 즐기고 있다. 호주는 영국 연방국가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하시고 입헌군주국인 호주의 국가원수가 챨스 왕으로 바뀌었다. 해마다 Queen's Birthday가 국가 공휴일인데 이제 King's Birthday로 대체된다고 한다. 또한 챨스 왕의 얼굴이 그려진 동전이 발행될 예정이라고 아들이 알려주었다. 

Christmas 다음 날은 Boxing Day인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이어준다. 권투 복싱이 아니고 상자의 Boxing Day라고 한다. 기원은 영국의 상류층들이 자신들의 하인이나 상인들에게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다음 날인 12월 26일에 그들이 한해동안 일한 보답으로 선물을 박스안에 넣어서 주는 풍습에서 유래되었고 자연스럽게 호주를 포함한 영연방 국가에 전해졌다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은 변형되어 Big Sale의 날이기도 하니 시민들은 기다린다. 크리스마스 대목에 팔고 남은 상품을 싸게 처리하는 방법인 것도 같다.

월요일에 동행자 없이 나선 이유는 시드니의 Christmas Tree 장식을 보고 싶어서였다. 뭐가 바쁘다고 크리스마스까지는 짬이 없었다. Tree로 유명한 곳은 QVB 쇼핑몰과 Martin Place라고 했다. 인파가 대단히 많다고 하니 발길 닿는 대로 혼자 다니는 게 최선이다. 기차로 시청역에 내려서 사진 한 장 찍고선 Queen Victoria Building 으로 갔다.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쇼핑센터라는 평이란다. 그런데 고객이 왕이라는데 어쩐지 고객이 하인이 된 듯 한 묘한 기분은 어느 매장 앞의 풍경으로 인해서다. 몇몇 매장들 앞에 대기자 줄이 무척 길었다. 매장 문에는 제복에다 완장을 찬 경호원이 서있고 그의 통제와 안내에 따라 입장해야 하는 바로 명품 매장이었다. 매장안의 적절한 인원이 쇼핑을 마치고 나오면 대기자 순으로 입장할 수 있는, 고객이 왕이라는 모습과는 달랐다. 파격세일이라서 그 어떤 것도 불사하나 보다.

유명한 Saint Mary Catholic Church로 가는 길에 Hyde Park을 거친다. 보타닉가든과 주립미술관도 Hyde Park을 거쳐서 간다. 다음번에 안내하려 한다. 시티의 노른자에 위치한 Park의 숲과 아늑한 잔디는 도심 시민들의 귀한 휴식처이다. Saint Mary 대성당은 고딕 건축양식이고 무려 100년에 걸쳐서 지어졌다고 하니 설계자는 완성품을 못 본 것이 분명하다. Stained Glass가 황홀했고 전관의 규모와 자재와 디자인으로 입을 못다물 지경이었다. 미사를 준비하는 신도인지 관광객인지 꽤 북적대었다. 야외에 설치된 Christmas Tree는 다소 전형적 스타일이었다. Martin Place의 Christmas Tree를 향해 가는 길에 유명 백화점 앞을 지났다. 윈도우의 명품 display에 LEGO를 사용한 발상, 흔한 LEGO 집합으로 고급진 연출이 되다니 정말 놀라웠다. 사진은 그만큼 담아내질 못해 아쉽다. 시티에 왔으니 Opera House 쪽을 빠트릴 수가 없다. 마침 다가오는 전차로 이동하는데 이곳도 환승제도가 있다. 여기서도 이상한 새를 또 만난다. 닭처럼 걸어 다니는데 쓰레기나 버린 음식을 즐긴다. 그래서 이름도 '거지새'란다. 줄 때까지 안가고 버티고 서 있다. 그 위로 서있는 자카란다 벚나무, 12월 끝자락인데도 아직 자카란다 몇 송이를 달고 있다. 연말 관광객을 위해서인가 보다.^^

Christmas Tree Tour를 하면서 복잡해도 서로 부딪치지 않고 Thank you와 Sorry로 배려하는 복음의 땅에 무슬림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웅장한 Christmas Tree 들을 한눈 가득 담고 집에 돌아오니 웬일인가 내가 만든 Christmas Tree가 아주 괜찮아 보인다. 단돈 1만원으로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2: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