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전시장에서...
마침 전시장에서...
  • 서정남
  • 승인 2022.12.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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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식당에서...

딸이 서울에 사는데 사진을 하나 보내왔다. 딸이 호주에서 다녔던 하이스쿨은 남녀공학인데 다섯 명의 절친 멤버가 있었다. 그중 한 친구가 한국을 방문해서 반갑게 만난 인증샷이다. 그들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는데 한 젊은이가 빤히 보더니 "*리 누나 아니예요?" 묻는데 옛날 다섯 명 중 한명의 동생이더란다. 교회 동생이기도 한 그도 마침 호주에서 모국을 방문한 것이다. 레스토랑에서 빈 자리를 차지하려고 대기한 것이 17년만의 만남이 되었다. 3명 모두 가정을 이루어서 12명의 단체사진을 제2 인증샷으로 또 보내왔다.
이런 확률은?
드라마에서 자주 연출되는 소설같은 현실이다.

○ 마침 버스에서...

아들이 한국 가서 직장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마치고 호주로 Return 하기 전에 남도여행을 계획했다. 부산 tour도 원하여서 나는 부산 친구에게 명소에 대한 정보를 구했다. 친구가 짜 준 스케줄로 아들은 알찬 여행을 하였다. 아들이 토요일 밤에 해운대에서 묵고 주일 아침에 수영로교회로 가서 예배드리고는 태종대로 가는 버스를 탔다. 환승하는 지점을 몰라서 버스 옆 자리의 부인께 여쭈니까 지금 이 정거장에 내려서 앞에 저 버스를 타라고 하였다. 버스에서 물어본 그 부인이 바로 온라인으로 여행스케줄을 짜준 엄마 친구였고 그분을 오프라인으로 만났다니 믿어질까? 친구도 수영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버스를 탔는데 그 묻던 청년에게서 어쩐지 나 모습이 보였다고 한다. 부산시민 330만 중의 1의 확률이고 기적이다.
드라마에서도 이런 콘셉트는 이제 식상하지 않던가^^
소설같은 현실이다.

○ 마침 전시장에서...

<티비는 사랑을 싣고> 가 종영되었다. 만나고 싶은 분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1967년, 첫 미술시간에 선생님은 그린 그림을 걷어 가시더니 다음 주 미술시간에 나 이름이 호명되며 그렇게 미술부에 발탁되었다. 나는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그림과 한 몸이 되다시피 했다. 나의 재능을 발굴해주신 선생님이 늘 보고 싶었다. 세월이 흘러 나는 성화를 그리는 목사가 되었다. 성화 전시회가 인사동 화랑가로 첫 진출하였다. 갤러리 2층에는 화가인 어머니와 딸의 '모녀전'이 열렸다. 관람자가 뜸한 틈을 타서 올라가 관람하는데 우경출 작가 성함이 있지 않나? 나의 미술선생님이다. 안내자에게 문의하니까 작가들이 <마침 오늘> 다 모인단다. 마침 갤러리에 중학교 동창들도 와 있었다. 따님의 부축을 받고 갤러리를 들어서는 노인이 그 옛날 훤칠한 미모의 우경출 선생님이 맞으셨다. <티비는 사랑을...> 에서 보던 장면이 그대로 재연되었다. 갤러리 전체의 큰 화제가 되었다. 와병 중이신 데도 우리들을 한명, 한명 다 기억하시고 특히 내가 목사가 되었다고 많이 기뻐하셨다.
제자와 스승이 52년 만에 이렇게 수고하지 않고 만나도록 아래 위층으로 전시회를 기획해 주신 분이 누구일까?
소설같은 현실이다.

○ 마침 간호사가...

이 내용은 올린 적이 있다. 호주에서 대학청년부를 맡아 사역할 때이다. 바닷가 펜션으로 대학부 15명을 데리고 여행을 가는, 성경공부를 종강하는 날의 이벤트이다. 다음날 우리는 산 정상의 관광지로 향했다. 부슬비가 내리고 승용차 4대가 나란히 달렸는데 어느 지점에 가니 한 대가 안 보인다. 그 차를 운전한 학생에게 전화를 하니 사고가 났다는데 4월1일, 만우절이 아니던가? 나는 농담 말고 빨리 오라며 끊었는데 왠지 기분이 묘했다. 다른 학생에게 전화하니 차 사고가 나서 지금 멘리병원으로 이송 중이라고 한다. 이젠 믿어야 할 거 같다. 시골병원을 찾아가니 정말 침대에 넷이 누워있었다. 속력을 내며 산길을 달리다가 달팽이 길에서 차가 미끄러지고 수백 미터 아래로 떨어지나 했는데 차가 어디에 걸리더란다. 발로 차문을 차고 나와 기어 올라가서 길에서 도움을 요청하였다. 마침 출근길의 간호사가 지나다가 이들을 발견했고, 병원 측에 sos를 보내어 구조팀이 도착했고, 신속히 넷이 응급처치를 받을 수가 있었던 사건. 다시 가까운 대형병원으로 옮겨 검사한 결과 They are all fine! 이었다. 길가 큰 나무에 부딪혀서 속력이 완화되었고, 칡넝쿨이 이들을 받아주었고, 간호사가 교대근무에 맞춰 그 앞을 지났다는 세 가지의 절묘함!
이 모든 상황과 시간과 만남의 주관자는?
성경은 알려준다.

○ 마침 성문 앞에서...

보아스는 꼭 만날 사람이 있어서 성문에서 기다리는데 마침 그가 나타난 현장이 룻기 4장 1절이다. 보아스가 아무개를 만나서 포기 의향을 들었기에 룻을 취했고 오벳이 태어났다. 다윗으로 이어진다. 예수그리스도로 이어진다. 대속자로 오신 예수그리스도는 아버지와 함께 우주를 통치하시며 모든 피조물의 순환을 지금도 주관하고 계신다. 나도 성도, 며느리, 친구, 아직도 만나야 할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런 시간 선상에서 지금 만남의 축복을 간구하고 있다.

"마침 보아스가 말하던 기업 무를 자가 지나가는지라(룻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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