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의 결단
레베카의 결단
  • 이구영
  • 승인 2022.07.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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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에 나오는 이삭의 아내 리브가를 공동번역은 레베카로 표시합니다. 믿음의 여인 레베카! 믿음의 사람 리브가는 어느 날 남편 이삭이 모든 유산을 큰 아들 에서에게 상속하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창세기 27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창 27:1-4]
1 이삭이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더니 맏아들 에서를 불러 이르되 내 아들아 하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
2 이삭이 이르되 내가 이제 늙어 어느 날 죽을는지 알지 못하니
3 그런즉 네 기구 곧 화살통과 활을 가지고 들에 가서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4 내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와서 먹게 하여 내가 죽기 전에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게 하라

이 이야기를 들은 리브가는 일생 일대의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삭은 평생 아버지 아브라함을 이어서 믿음으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판단력을 잃고 있었습니다. 리브가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나 축복이 에서가 아니라 야곱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오래전 에서와 야곱을 임신했을 때 하나님께 들은 분명한 음성이 있었습니다.

[창 25:23]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셨더라

큰 자가 어린자를 섬기리라! 리브가와 이삭은 이미 이 말씀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삭이 자꾸 에서에게 마음을 두게 되었습니다. 사내답고, 용맹스럽고, 효도할 줄 알고, 지도력도 있는 에서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창 25:28] 이삭은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므로 그를 사랑하고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하였더라

리브가는 평생 남편을 사랑하며 존경하며 살아왔지만 남편이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려고 할 때 그는 이 남편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내 욕심이 아닙니다. 내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획이 늘그막에 판단력을 잃어가는 이삭에 의해서 어그러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야곱을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엄청난 제안을 합니다. 눈이 어두워 안 보이시는 이삭을 속이고 네가 에서라고 하고 들어가서 대신 축복을 받으라고 합니다. 야곱은 펄쩍 뜁니다. 곧 들어날 범죄이고 곧 아버지와 형이 다 알게 될 것인데 절대로 안 된다고 합니다. 그때 리브가는 다시 한 번 설명합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는 죄로 보일 수 있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법을 어겨야 할 때가 있다. 리브가에게 있어서 최 상위법은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창 27:13] 어머니가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내게로 돌리리니 내 말만 따르고 가서 가져오라

모든 벌은 내가 받을 것이고, 모든 잘못된 책임도 저주도 내가 받을 것이니 너는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형이나 아버지 눈치 보지 말고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가르칩니다. 결국 야곱은 자신을 에서라고 속이고 앞이 안 보이는 아버지 이삭 앞에 가서 에서를 대신해서 축복기도를 받았습니다. 그런 후에, 물론 이 엄청난 거짓말 사기극은 곧 드러났습니다. 형 에서가 사냥을 해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이삭은 그제야 속은 줄 알았습니다. 동시에 이삭은 자신의 어리석었음과 리브가의 지혜로운 결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서 멀어진 결정과 행동을 할 뻔 했던 자신을 일깨워주고 사건을 바로잡아 준 리브가를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만약 이삭이 에서를 끝까지 축복하고 싶었다면 야곱과 리브가를 불러서 야단치고 에서를 위한 기도를 다시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삭은 자신의 실수와 오판을 인정하고 에서를 다시 축복하지 않습니다.

[창 27:37] 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그를 너의 주로 세우고 그의 모든 형제를 내가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포도주를 그에게 주었으니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줄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냉정하지만 이삭은 하나님의 뜻을 다시 알게 되었고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참 닮고 싶은 리브가의 모습이 여기에 있습니다. 남편의 길을 바로 인도하고, 하나님의 뜻이 바로 서도록 희생하고, 때로는 답답해하고, 저주를 받더라도, 아들을 잃더라도 하나님의 뜻은 세우고야 말려는 리브가의 용기와 결단!! 참 멋진 여인입니다.

아이들을 망치는 엄마가 아닙니다. 내 욕심껏, 내 기분대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가 아닙니다. 내게 유리하게 남편을 조정하려는 아내가 아닙니다. 남편이, 아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바로 서도록 기도하고 현명하게 지혜롭게 행동하는 여장부입니다. 부모가 부모답지 않으면 자녀는 자녀다울 수 없습니다. 엄마 리브가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알고, 욕심 없이, 사심 없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위해 살아갑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삭과 리브가를 믿음의 조상들 명단에 넣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사회적 법 개념, 윤리 개념을 넘어서

하나님이 뜻을 존중히 여기고 그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 힘썼던 사람!
닮고 싶어지는 멋진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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