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을 주장하다가...
정당성을 주장하다가...
  • 이구영
  • 승인 2021.09.0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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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므온은 야곱의 둘째 아들입니다. 그는 아버지 야곱과의 사이가 얼마나 안 좋았는지, 자녀들을 모두 축복하는 마지막 유언의 자리에서도 시므온은 축복받지 못했습니다.
[창 49:5] 시므온과 레위는 형제요 그들의 칼은 폭력의 도구로다

평생 아버지의 근심이 되어 산 사람 시므온!!
아버지 없는 레아의 텐트에는 사내아이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여동생 디나도 있었습니다. 함께 자라며 우애가 깊었습니다. 성인이 된 어느 날, 이 여동생 디나가 가까운 성에 놀러갔다가 그곳에 있는 한 남자를 사귀게 되었고, 그 남자와 만나 푹 빠져 살면서 절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세겜이라는 그 성의 성주의 아들인 세겜과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혼담이 오가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읽어보면 시므온과 레위는 자신의 동생이 마치 세겜성 성주 하몰의 아들인 세겜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성경을 자세히 잃으면 그렇지 않습니다. 디나와 세겜은 사랑하는 사이이었습니다. 그래서 결혼 전에 이미 디나는 세겜의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방인들과의 혼인이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 동생 디나와 세겜과의 결혼은 불가능한 것이었고, 디나 역시 자기변명에 빠져서 내가 원치 않았는데 강제로 그렇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므온은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분풀이를 하고 싶었습니다. 오래토록 쌓여있던 악한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생 레위를 부추깁니다. 그렇다고 수적으로 열세인 자신이 어찌 해 볼 도리고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계략을 꾸미기 시작합니다. 동생 디나 와의 결혼을 허락할 테니 세겜성 사람들도 다 할례를 받으라고 합니다. 포경수술을 하라는 말입니다. 세겜성 사람들은 이 말을 좋게 받아들였습니다. 할례를 받고 세겜과 디나가 결혼을 하게 되면 야곱 가문의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들이 기르는 양을 비롯한 많은 짐승들도 사고 팔 수 있을 것 같았고, 경제교류는 물로 결혼도 가능할 것 같아서 쉽게 허락을 하고는 다 포경수술을 했습니다.

시므온과 레위는 다른 형제들을 설득합니다. 이 기회에 저놈들을 죽이고 그 재물을 빼앗아 오자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색을 바꾸어서 사람들을 모아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할례를 받은 그들이 아파할 때에 쳐들어가서 세겜성의 모든 남자들을 죽였습니다. 분노했고, 화풀이 했고, 노략물도 많이 얻었습니다. 포로도 끌고 왔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들은 나이든 아버지 야곱은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세겜성은 주변에 있는 다른 성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이 일이 알려지면 그들은 틀림없이 연합군을 형성해서 자신의 가문을 멸족시킬 것 같았습니다. 큰 일이 난 상황에서 야곱은 아들 시므온과 레위를 꾸짖었습니다.
[창 34:30]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하여금 이 땅의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악취를 내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자 이렇게 되면 시므온과 레위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요?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해야 할까요? 아니면 잘못했다고 해야 할까요?
시므온과 레위는 세겜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동생을 강제로 끌고 갔다고 했지만 근거가 없습니다. 만약 동생 디나가 잡혀 있었다면 창세기 34장 26절은 바뀌어야 합니다.
“칼로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을 죽이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려오고” 가 아니라 구해오고, 혹은 구출해오고! 라고..

그런데 어떤 성경번역도 구출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히브리어 성경 원어의 뜻은 디나를 잡아왔다! 입니다. 안 오겠다는 사람 잡아온 것입니다. 시므온은 여동생의 사건을 빌미로 자신의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지만 그 후에 회개하라고, 책임지라고 꾸짖는 아버지 야곱마저도 무시하고 회개의 기회를 날려버립니다.
여기에 시므온의 더 큰 죄가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처럼, 사울왕처럼, 회개해야 할 때 회개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느라고, 자신의 억울함만을 이야기 하려고 했지 자신이 행한 일이 얼마나 사악하고 마귀가 좋아하는 일인가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오늘 시므온일까요?
나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느라 마땅히 기도해야 할 때 기도하지 못하고, 회개해야 할 때 회개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닌지 보아야겠습니다.
작은 죄도 크게 볼 줄 아는 사람!
작은 죄 앞에서도 탄식하며 회개하는 사람!
더 적극적으로 선하게 살며 예수님의 형상을 닮아가려는 내가 내 안에 없다면,
나는 시므온을 닮아가고 있는 것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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