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나무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큰나무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 이형연
  • 승인 2021.05.0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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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행을 다녀왔다. 두릅을 목표로 한 가파른 산행은 이미 여러 사람의 손을 걸친 흔적만 확인 할 뿐 성과를 얻지 못하고 그늘진 계곡에서 얻은 고비 몇 줌으로 만족해야 했다. 간 혹 눈에 들어오는 취나물과 잔대 싹은 그 향기만으로 봄을 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 많던 산나물은 시대를 걸치면서 귀해졌고 젊은 세대는 나물을 채취하는 일에는 관심이 살져 간다. 반대로 나이든 세대에게 위협적인 질병은 산나물을 뿌리째 캐내어 갈만큼 절반한 것이 현실이어서 산이 격어야 할 수난은 당분간 지속 될 것이다. 현대 의학이 고도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은 확대 되고 대안을 찾지 못한 세대는 자연을 취하여 이를 해결하고자하는 것인데 나의 소견은 글쎄다.

자연에 사는 모든 생명은 자신을 보호하는 한두 가지의 방어 수단을 지니고 있다. 하여 대부분의 식물은 독을 지니고 있어 잘 못 사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잘 알려진 식물들도 취식하거나 복용에 있어 여간 주의가 필요한 것이 아닌데 어디에 좋다하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주의 사항은 귀담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독성을 줄이기 위해 법제과정을 걸쳐 사용한다.

몇 해 전 암에 좋다는 버섯을 장복한 노인이 간이 망가져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버섯의 독이 장기간에 걸쳐 해독 되지 않고 장기에 쌓여서 발병한 것으로 노인은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한의사는 아니지만 몸에 좋은 약을 찾는 것 보다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치유일 수 있다. 현대인은 약을 필요로 할 때보다 휴식과 여가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고 갈등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적절히 조절하고 해결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약의 맹신은 건강에 전혀 도움을 얻지 못하는 방법이다. 산에서 나는 모든 것은 모두 몸에 좋고 모두 몸에 해롭다. 용량과 용법 시기와 체질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하고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최소한의 배려도 필요하다.

인생은 행복과 기쁨으로 만 채워지지 않는다. 분노와 슬픔 고난과 역경이 어우러져 한 사람의 생이 만들어진다. 어느 것이 인생에 있어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하지 않고 모두가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를 잘 다스려 성숙한 인격으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독초도 때에 따라 사람을 살리기도 하듯이 인생이 경험하는 뼈아픈 기억도 한 사람의 인격을 완성시키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다만 분노 같은 감정을 쌓아두어 자신과 타인을 상하게 하는 것은 장기 안에 독이 쌓이는 것만큼 위험하다. 어떤 일이나 사건이 뇌관이 되면 이해하기 힘든 방식을 빌어 폭발하고 만다. 또한 몸의 약한 부위부터 질병의 증상이 나타나듯이 가족이나 사회적 약자 같이 방어력이 취약하거나 겉으로 들어나기 힘든 대상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경우가 많아 질 나뿐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 될 수 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얻는다. 독초로 인한 사망자 보다 탄수화물 과다로 인한 질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욱 많다. 가깝거나 친하거나 잘 알거나 이웃이거나 등등의 관계의 친밀성의 모든 것의 용납이 될 수 없다. 때때로 이로 인한 상처는 공론의 과정이 필요하고 적절한 치유가 필요할 경우도 있다.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과 타인의 생을 망치는 경우까지 확대 될 수 있어 옳은 방법일 수 없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가정의 의미를 생각 한 번 더 생각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게 긍정한다면 질고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족들과의 행복과 갈등, 아픔을 동시에 살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너 때문에 행복하고 너 때문에 아프다.

푸른 오월이 속살을 가린 아름다운 산을 바라보며 산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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