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을 풀어야 할 목회자와 신학자
매듭을 풀어야 할 목회자와 신학자
  • 민돈원
  • 승인 2020.08.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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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평소 교회와 사회 문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주고 받는 임성모 박사가 페북에 이런 글을 게재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피해를 입게 된 집단들 가운데 신천지를 비롯한 대개 은사집회 등 정통 교회가 아닌 집단에서 주로 비롯되었음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세간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교인들을 정치집회에 끌고 다니는데 대해 세속 정치인 아류로 보고 있다.

이와같은 한국 교회 정치참여 문제를 심각하게 반성하되 좌파 우파를 떠나서 교회의 세속 정치 가담은 어떤 형태로 해야 하고, 어디가 경계선이냐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어느 정도 합의를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그런데 좌파라 할 수 있는 과거 민중신학 계열은 이제 문빠가 되어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 정상적 교회를 혐오 탄압하고 있는 반면, 과거 유신을 지지하던 우익 계열은 이제 본회퍼로 변장했다고 보는 일부 강경론자들은 대통령을 끌어내자며 교회를 광장으로 몰고 가고 있는데 이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첨예한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이 딜레마를 풀어내는 게 가히 쉽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교회와 정권, 때로는 교회 안에서도 서로 대립각을 세워온 게 사실이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지난 격동의 시대였던 70-80년대 정치계는 물론 교계 안에도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대립은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그런 갈등은 지금까지 교회가 어디까지 사회문제나 불의한 권력자들의 횡포에 맞서 저항하는 선을 어디쯤에 그어야 하는지를 누구도 명쾌하게 답할 수 없다는 점이 그 반증이다.

그렇다고 깨어있는 목회자들이 부패하고 불의한 현 사회를 혁명이 아닌 사회 영향력을 줄 수 있을만한 복음의 능력을 발휘하여 절대 진리를 거역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공의와 사랑이 넘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의문이다.

더불어 그렇다면 성도들이 복음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처한 사회 곳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고 있을 정도의 그런 복음으로 무장한 영적 역량을 가지고 실천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에 대해 평가할 때 역시 민망스럽다. 결국 이러다보니 적지 않은 교회가 아예 개교회주의에 빠져 정치문제, 사회문제, 나아가 불의한 정권에 침묵하고 교회 유지에 급급하는데 그치고 마는 경향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계층에서 이게 아니라면서 교회를 무시하거나 폄훼(貶毁)하면서 급진적으로 투쟁 일변도로만 치닫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진영논리에 본의 아니게 학습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

이런 양극단의 딜레마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은 현실적 문제이기에 이에 기준이 흔들리는 것이 아닌 복음의 잣대를 가지고 해법을 찾는게 진정한 신학함이요, 목양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내놓아야 할 최소한의 대안은 있어야 할 것이다. 바로 그것은 적어도 하나님 말씀을 맡은 '나비', 즉 '예언자'(預言者:미래를 예언해 주는 자의 개념과는 다른)로서의 목회자라고 한다면 이 시대를 향해 신변의 고통을 당할지라도 회피하거나 정부 대변인 노릇 하지 말고 책임있는 외침이 끊임없이 선포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목회 현장의 영적 저수지와 같고 신학함의 뼈대를 튼튼하게 세워줄 수 있는 신학교, 즉 목회자의 스승이 될 만한 복음적인 실력과 영성을 겸비한 신학자 발굴이 동시에 뒷받침된다면 교회와 이 사회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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