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을 흘러가는
대지의 숨결
강은 넉넉한
어머니 품을 닮아
목마름을 적시고
수묵화 골짜기
물안개 사이
나타날 듯 스러지는
그날의 강가에서
현란한 운무는
나를 휘감고
서늘한 혀 끝
첫 키스의 날카로움이
뇌리를 흔들던
어리고 어리석었던
후회의 날에
글썽이는 얼굴을 무릎에 묻고
저미듯 아픈
옛사랑이 흘러가는
강 언덕에서
쓸쓸히 되돌아보는
내 젊은 날의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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