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목회, 목회강화
강화목회, 목회강화
  • 민돈원
  • 승인 2020.01.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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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졸업 후 맨 처음 목회를 시작한 1994년 그 곳은 현재는 호남선교연회이지만 당시는 삼남연회 지역인 전라남도 영광군이었다. 그 때 6만여 명이 사는 영광군에 감리교회가 단 한군데도 없는 불모 지역이었다. 물론 타 교단은 여러 교회가 있었다. 그런 열악한 지역이었기에 지금의 광주광역시를 비롯하여 화순, 영광, 함평, 담양, 장성 등 1개 광역시, 5개 군을 합쳐 1개 지방 29개 처 교회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감리교회는 낯선 지역이다. 참고로 광주광역시 인구가 2018년 말 현재 1,459,336명(광주시 홈페이지 인구현황 참조)이고 5개 군을 합한다면 기독교대한감리회 광주지방은 약 170만 명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29개 교회라고 하면 감리교회가 많은 충청권이나 이곳 강화와 비교할 때 가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

왜냐하면 강화군의 경우 지난2019.12.31.현재 강화군청 홈페이지에 제시한 인구현황을 보면 69,178명으로써 광주지방의 전체인구수에 따른 교회수와 이곳 강화군 인구수에 따른 교회수를 비교할 때 너무나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광주지방은 1개 지방 29개 교회인데 비해 광주지방보다 25배나 인구가 적고 영광군 1개 군 단위 인구에 남짓한 강화군에만 동, 서, 남, 북 지방 즉 4개 지방에 무려 128개 교회로써 4.5배나 많으니 비교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더욱이 이곳 강화남지방의 경우 100년이 넘은 교회가 28개지방중 무려 12교회 될 만큼 한국 초기 기독교 역사가 배어있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내 개인적으로 볼 때도 목회에 대한 몇 가지 측면에서 매우 의미심장하고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우선 감리교회가 한군데도 없던 곳에서 개척 한 이후 26년이 지난 오늘 전국에서 감리교회가 가장 많은 텃밭에서 목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하나님은 극과 극의 지역으로 보내셨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면서 앞으로 주님께 섬세하게 여쭤 볼 계획이다.

둘째, 감리교회 불모지로써 뿌리가 없던 곳에서 감리교회 뿌리가 있는 곳에 있는 분들의 정서를 피부적으로 파악할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과연 오랜 감리교회 역사를 가진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성향과 수준은 어떠한가? 궁금하다. 즉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교회안의 성도들의 질적 수준은 짧은 역사를 가진 교회 성도들과 비교하여 질적으로 과연 우수한가? 아니라면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문제는 어디서부터 왔는가?

셋째, 역사가 오래된 교회의 강점은 무엇이고, 이에 반해 고질적인 병폐, 내지는 악연의 고리는 무엇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처방을 찾아내서 강점은 극대화 또는 확대 재생산해 내자. 반면에 고질적인 악연의 고리는 주님께 지혜를 구하여 끊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 무엇보다도 당사자의 상한마음을 이중으로 상하지 않고도 스스로 돌이키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자. 어제 저녁 식사자리에 초대받아 몇몇 목사님들이 배석한 자리에 감신대 총장을 역임하신 분께서 자신의 저서 한 권을 주시면서 그 책속에 ‘강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남기셨다. 여기에 그와 똑같은 말씀으로 3-4차례 더 직접 덕담을 건네 주셨다.

강화목회, 교회 내에서든 교회 밖에서든, 만나는 사람마다 이 곳을 아는 분들이라면 이구동성 그들에게서 똑같은 말을 나는 듣곤 한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보고 있다. 이에 마음에 조급함 없이 여유를 가지고 풀어가겠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도리어 초기에 뿌려진 복음의 첫사랑이 회복되고 더 강화됨으로써 믿음은 더 강화되고, 사람과의 신뢰관계도 더 강화되고, 위축되었던 헌신도 더 강화되고, 무관심했던 모임도 더 강화되어가는 그런 강화목회, 곧 목회강화가 되리라는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또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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