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교육, 신앙생활의 나침반
교리교육, 신앙생활의 나침반
  • 정택은
  • 승인 2017.07.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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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회를 포함해 대부분의 개신교회에서 교리교육을 체계적으로 하는 교회는 거의 없다. 교리관련 체계적인 교재도 없고, 목회자들도 성경공부 위주의 교육을 할 뿐 교리과정을 진행하는 교회는 극히 드물다. 이런 원인 때문인지 감리교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이 약하여 타지로 이사할 경우 감리교회를 적극적으로 찾기보다는 교파를 옮기는 것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톨릭의 경우는 교리교육에 철저하다. 가톨릭에 입교하기 전 예비자 교육기간은 성당마다 다르지만 보통 6~8개월간 진행된다. 교육기간 동안 신부나 수녀의 강의를 들어야 하고 강의를 들은 후 강의 나눔 시간에 참석해야 한다. 성경필사, 피정, 성지순례 등의 모든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며, 한번이라도 결석하거나 제때 성지순례를 가지 않을 경우 영세는 불가하다. 또한 암기해야 할 것도 많은데 주님의 기도, 사도신경, 영광송, 성모송, 성호경은 기본적으로 암송해야 하며, 교재는 ‘예비신자용 가톨릭 교리서’를 사용해 교육한다. 아울러 교육기간 마지막 달에는 본당신부 면담, 교리테스트(기도문 암기테스트 포함), 종합교리교육, 전례연습(세례식 예행연습) 등이 이뤄진다. 성당에서 오프라인으로 교육을 받기 어려워하는 예비신자들을 위한 인터넷 예비자 교육시스템도 갖추어져 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교리교육은 그 길을 제시해주는 나침반과 같아서 그만큼 중요한데 대부분의 개신교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 입교자나 세례자를 위해 교육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그도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것도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문답 정도로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자기 교회가 속한 교단의 교리를 알 리가 없고,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방향을 잡을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감리교회는 교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교리를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우리의 신앙은 피상적인 수준에서 탈피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하나님을 영으로 알지 못하면 예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듯이, 죄와 십자가, 부활 등의 교리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신앙적 수준은 제자리걸음만 답습하게 되는 것이다.

신앙이란 ‘신념’과 ‘신뢰’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신념’은 믿는 바를 뜻하는 말로 교리라 할 수 있고, ‘신뢰’는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께 자신을 의뢰하고 맡기는 자세와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진정한 기독신앙이란 ‘신앙에 관한 체계적 진술내용을 숙지하는 것’(신념)과 ‘하나님을 온전한 신앙의 대상으로 고백하고 자신을 전폭적으로 맡기는 것’(신뢰)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엡4:13)라는 말씀에서 보듯이 ‘믿는 것’(신뢰)과 ‘아는 일’(신념)에 열심을 내야 한다.

교리교육을 하게 되면 기독 신앙에 대한 질문이나 공격에 대처할 수 있다. 바울은 에베소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엡4:13-14)라고 권면하고 있는데, 영적 어린이로 남지 않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즉 교리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있지 아니하면 이 세상의 여러 가지 교훈에 휩쓸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이단들의 활동이 거세지고 온갖 현란한 말들로 성도들을 유혹하게 있는 상황에서 더욱 교리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교리교육을 진행함에 있어 우선 교리교육의 책임을 맡은 목회자나 평신도 지도자들이 먼저 기독교교리에 대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지방회나 연회 차원에서 교리교육 과정을 개설해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본부 차원에서 각 교회에서 교육할 수 있도록 교리교재 등을 제공해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목회자들은 평소 성경을 강해할 때마다 본문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특정한 교리를 자연스럽게 풀어주어 별도의 교리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교리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별도의 시간을 정해 놓고 교리교육을 하는 것인데, 특별히 교리교육 하면 청장년들을 대상으로 하기 쉬운데, 더욱 좋은 것은 교회학교 어린이들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교회학교 공과시간에 체계적으로 교육한다면 효과적인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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