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방법
기부,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방법
  • 정택은
  • 승인 2017.06.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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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부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과 기업의 공익적 기부가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기부에 대한 양적 성장만큼이나 질적 성장도 동반했는지를 살펴보면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기부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기부는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기부천사’ 별명의 가수 김장훈은 “사람과 섞인다는 기쁨 때문에 기부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과 소통하는 느낌이 기부를 할 때 더 남다르게 다가왔고, 그것이 지금까지 40억 원을 기부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미국의 워렌 버핏(Warren Buffet)이나 빌 게이츠(William H. Gates)는 자신들의 재산이 자신들만의 노력이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믿음으로, 다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혹은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눈가림으로 큰돈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진심으로 인식하고, 많든 적든 자신의 재산과 소득의 일부를 기꺼이 사회에 되돌리고 있다.

현재 한국사회의 기부문화는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그것도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표적인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경우, 모금액의 70%가 기업으로부터 온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기부문화는 생활밀착형으로 개인들의 기부 참여율이 높다. 인디펜던트 섹터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89%가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고 있으며, 이들 개인들에 의한 소액기부금이 전체 기부금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사회의 대기업 중심의 고액 기부문화는 상대적으로 시민들이 소액기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심리적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기업 중심의 기부문화는 비영리조직의 활동을 기업의 의도와 영향력에 의해 좌우되게 함으로써, 자발성과 독립성을 생명력으로 하는 시민사회의 역량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한다.

그래서 이상적인 기부문화는 대기업 몇몇이 큰돈을 내는 다액소수의 기부가 아니라 작은 성의라도 사회의 구성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하는 소액다수의 기부문화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사회의 기부문화는 정서적인 요인에 좌우되는 경향이 많다.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한국국민들은 주로 비정기적(80%)이며 동정심이나 자선적 동기(60%)에 의해 기부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개인의 기부가 일상생활 속의 문화로써 자리 잡고 있기보다는 일회적 행사나 자선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정서적 사례에 의존하는 이벤트화 된 기부행위는 결국 일상생활의 문화로서 자리 잡지 못하고 대규모 자연재해나 특정한 시기에만 의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이러한 기부문화는 기부의 일회성과 단편성을 강화하고, 공동체적 유대감을 기반으로 하는 자발적 참여활동의 특성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된다. 또한 정서적이고 자선적 동기에 의한 기부는 사회적 이슈와 요구에 대한 개인의 책임성을 키우지 못한다. 또한 자칫 주는 자와 받는 자로 구분함으로써 기부자는 도덕적 우월감을 기반으로 대상자들에게 이중적 태도를 갖게 할 수 있고, 반면 수혜자들은 사회적으로 좌절감을 경험하는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기부문화는 연말연시에 몰아서 하는 일회적 이벤트성 기부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기적이며 책임감 있는 기부문화가 정착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많은 비영리단체나 기관들이 ‘기부’를 요청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고령화, 저출산, 다양한 소수자 집단의 등장, 양극화 현상, 환경파괴 등 과거에 비해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자원 동원 방식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기되어야 하는데, 그 방안이 바로 ‘기부’이다.

기부는 이웃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의 실천방식이다. 기부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섬기는 비영리단체를 도움으로써 더불어함께 사는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이처럼 기부활동은 ‘나만이’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사랑의 실천행위이고, ‘지금’만이 아닌 다음세대들을 위한 ‘미래’의 행복터전을 제공해주는 일이다. 또한 우리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각종 사회적 범죄들로 인해 심하게 손상된 우리의 공동체를 회복해 갈 수 있는 실천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강철왕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흔히 성공한 사람을 말할 때 돈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돈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돈은 가지고 있는 양보다 사용하는 양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부는 우리의 가치를 한 없이 크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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