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이란 무엇인가?
관상이란 무엇인가?
  • 김수천
  • 승인 2017.03.0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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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은 그리스도교 영성의 정수를 표현하는 단어다. 서방교회는 관상에 관하여 영성가마다 약간씩 다른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토머스 머튼에 의하여 서방교회를 대표하는 영성가의 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클레르보의 베르나르(Bernard of Clairvaux)에 의하면 관상기도의 극치는 사랑에 의해 하나님과 연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성가들의 관점들을 종합하여 토머스 머튼은 관상을 능동적인 관상과 수동적 관상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능동적인 관상에는 이제 사고와 행위, 그리고 의지 작용이 요청된다. 무엇보다도 능동적 인 관상은 사랑에로 통하는 길을 닦아 준다. …하나님의 현존과 그분이 바라시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게끔 한다. 이렇게 능동적인 관상을 하다 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기도자는 수동적인 관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수동적 관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엄밀한 말뜻에서 볼 때, 관상은 하나님께 대한 초자연적 사랑이요 인식이니, 그분에 의하여 영혼의 그 꼭대기에 부어져 내린, 단순하고 어둑한 것으로서, 그것은 영혼으로 하여금 직접적이고도 체험적인 그분과의 만남을 이루게 해준다. 여기서 머튼은 수동적 관상의 핵심은 하나님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동방정교회의 관상에 대한 관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마스쿠스의 페트로스는 ‘관상의 여덟 단계’라는 글에서 동방정교회 영성가들의 가르침을 요약한다. 관상의 첫째 단계는 현세의 고난과 시련들에 대한 지식이고, 둘째 단계는 우리 자신의 잘못과 하나님의 관대하심에 대한 지식이며, 셋째 단계는 자신의 죽음의 순간에 대한 지식이다. 넷째 단계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제자들과 교부 및 성자들의 가르침에 대한 지식이고, 다섯째 단계는 사물의 본질과 변화에 대한 지식이며, 여섯째 단계는 눈에 보이는 창조에 대한 지식과 이해이다. 일곱째 단계는 하나님의 영적 창조에 대한 이해이며, 마지막 단계는 하나님에 관한 지식, 소위 ‘신학’이다. 페트로스가 요약한 여덟 단계의 관상은 다시 그 주제에 따라 네 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인간의 삶과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관상으로 처음 세 단계가 이에 관한 것이며,
둘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도 및 교부들의 가르침에 대한 관상으로 네 번째 단계가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는, 자연 세계에 대한 관상인데 여섯째 단계까지가 해당되며,
넷째는, 일곱째 단계와 여덟째 단계에 해당하는데 영적 세계와 하나님 자신에 대한 지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지성이 하나님 안에 거할 때 그 지성은 하나님에 관한 깊은 깨달음에 이른다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성령의 임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 토머스 머튼은 하나님에 의해 부어진 하나님의 사랑 체험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다마스쿠스의 페트로스는 성령의 임재 가운데 인간의 삶과 우주와 삼위일체에 대한 진리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성령의 임재 또는 신적 간섭 행위라고 할 수 있으며, 그리스도교적 의미에서 관상이란 이 두 가지 관점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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