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공의(公義)와 십자가
하나님의 공의(公義)와 십자가
  • 전영복
  • 승인 2015.12.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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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공의는 근원적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언약관계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하나님은 그 자신의 주권적인 선택으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관계를 맺으시고, 그들에게 자신을 섬기고 순종할 것을 조건으로 축복과 구원을 약속하셨다.(출19:5~6) 그리고 이 언약관계 안에서 율법도 주어졌다.

출애굽기 19:5~6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 지니라“

하나님은 의로우시고 거룩하신 분이시다. 따라서 율법의 목적은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 자신이 의롭고 거룩하신 것처럼, 저들도 의롭고 거룩한 생활을 하도록 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었다.

레위기 11:45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나님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롭고 거룩한 속성 때문에 인간의 죄를 간과하실 수가 없고 묵인하실 수도 없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네 죄를 용서하노라”라는 말씀만으로 죄를 용서하실 수가 없다. 천지만물을 창조하시는 데는 말씀 한마디로 충분했으나, 죄에 대해서는 어떤 대가도 없이 말씀 한마디로 사하실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의 공의가 충족되어져야 하는데 그것은 죄지은 자가 반드시 죽어야 하는 것이다. 즉 죄지은 자가 피 흘려 죽임을 당하지 않고서는 그 죄가 사해질 수 없는 것이다.

히브리서 9:22
“율법을 따라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되나니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악들은 그 속에 있는 타락한 본성인 자아가 발원지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타락한 자아를 가리켜 성경은 육신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옛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옛사람은 실로 쓸모가 없다. 마음먹은 대로 고칠 수도 없다. 교정할 수도 없고 치료할 수도 없다. 그래서 마땅히 죽어야만 한다. 육으로 난 것은 언제든지 육이기 때문이다.93)

따라서 죄를 속하기 위해서는 죄지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죄 값으로 죽어야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속성인 공의와 사랑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시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대속(代贖)의 속죄제물 이었던 것이다.

구약시대에는 하나님께서 동물의 피로 대속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대신 죽어줄 수 있는 의인(義人)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롬3:10) 혹시 죄를 속하기 위해 죽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의 죄를 위해서 죽는 것일 뿐이다.

동물의 피를 가지고 죄를 대속할 수 있는 구약의 동물제사는 일시적이고, 행위적이며, 율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구약시대의 제사제도는 신약에서 이루어질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에 대한 예표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수많은 선지자들의 예언을 통해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메시야를 보내시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선지자들의 예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적절한 시기에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고 인간의 몸을 입으시게 하셨다. 그리고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양으로 모든 인류의 죄 값을 치르게 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처참한 죽임을 당하게 하셨다.
십자가는 이와 같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공의의 속성을 선포한다. 죄악의 가증스러움과 무서운 죄의 문제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반역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선언하는 것이 십자가인 것이다.94)

구약시대에는 사람들이 죄를 지을 때마다 짐승을 잡아 피를 흘리며 율법적으로 제사를 드려야 했지만, 신약시대에 와서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단 한번 죽으심으로 영원한 제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믿음으로 찬미의 제사, 감사의 제사를 드리게 되는 것이다.

히브리서13:15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언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따라서 신약시대에 와서는 더 이상 동물로 제사를 드리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셨다는 것을 인정하고 믿기만 하면, 나도 예수님과 연합하여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은 것이 되고, 나의 죄 값도 치러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제는 나의 죄를 속하기 위해 하나님께 동물로 제사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를 믿음으로 찬송의 제사(히13:15)를 드리며, 감사의 제사(시116:17)를 드리게 되는 것이다.

(50) 2015, 12, 10
93. 민경설, 십자가능력, 생명의 말씀사, 2003, p.73.
94. Martyn Lloyd-Jones, 십자가, 서창원역, 두란노, 1987.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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