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옷이 참 멋져
너 옷이 참 멋져
  • 서정남
  • 승인 2022.12.0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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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플랫폼에서 기차(전철)를 기다리는데 한 여성이 내 앞에 오더니
"You're dressed very well"
이라고 한다. 나는 의례적으로
"Thankyou~"로 답했다. 그러더니 그 여인은 또다시 묻는다.
"Are You Chinese?"
"Sorry, I'm not, I'm Korean."
"옴마나 한국 분이세요?"
"아... 한국 분 이시군요."

그렇게 옷으로 인해 한 분을 만났고 옷을 차려입고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패션쇼에 초청되어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다지 친숙한 단어가 아닌 패션쇼에 가게 된 데는, 한 권사님께서 나랑 성향도 비슷한 여성이 시드니에 계시는데 소개해 주겠단다. 친구하란다. 하나님이 주시는 만남의 축복은 누구일지? 언제일지? 알 수 없지 않나.

전.번.을 받아서 어렵사리 만났다. 우리는 무려 4시간이나 대화를 나누었다. 나랑 비슷한 연배이며 주된 직업은 행복 planner 였다. 그리고 목사님 사모님이셨다. 그리고 또 한인사회의 모델에 선발되셨단다. 몇주 후에 패션쇼가 있단다. 그리하여 그 패션쇼에 꽃을 사들고 인사 차 다녀오는 길이었다.

교포사회의 패션쇼는 어떠할까 궁금도 하였다. 한 단체에서 한인 여성 대상으로 모델 선발대회를 하였고 최종 26명 중에 사모님도 뽑히신 것이다. 키도 165cm가 되니 우리시대에서도 큰 키였다.

Fashion Show,
모델들은 키를 떠나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뽑혔고 외출복, 일상복, 골프웨어, 한복, 에어로빅복 등을 교대로 show 하였다. 의상은 교민 업계의 후원 품이었다. 심사위원석에는 시장, 국회의원, 장관이 앉았다. 시장이라는 개념이 Sydney City의 시장이 아니고 지역단위의 최고위를 시장이라고 칭하니 우리로서는 구청장이라고 이해되었다. 시장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면 그는 20대로서 최연소 시장이란다. 12명의 시의원 중에 시장이 나오고 부시장이 나오고 그중 한국인 시의원도 두 분이 있다고 한다.

약 1시간 반 동안 다양한 예술 행사도 곁들였다. 행사장 입구는 교민업체의 상품 판매대로 줄을 이었고 후원 상품으로 경품도 아주 풍성하였다. 마지막에는 1등 모델도 선발되었다. 바로 황사모님, 68세가 무색하게 스타일도 최고인 그 사모님이 1등을 하셨다. 조던 레인 시장의 선물과 시상이 있었다.

사모님의 모델 활동에 대해 교회 성도님들의 반응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행사장에 오신 성도님들의 열띤 응원을 보건데 그들도 마음으로 후원하고 있음이 짐작된다. 이 부분에서 한국 사회는 아직까지 이해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고 본다. 또한 한국서는 목회자들이 이런 문화 활동을 할 여유가 있었던가? 하고 나의 지난 시간도 돌아보게 된다.

마치고 동행한 지인과 헤어지고 역에서 (위의 나 옷에 대해 멘트한) 그 여성을 만난 것이다. 패션쇼라는 장소이니만큼 신경 써서 나섰더니 남의 눈에도 그리 보였나 보다. 그렇게 만난 우리는 전철을 기다리면서 쉬운 우리말로 인사말을 이어갔다. 초면인데 자신의 처한 상황을 포장 않고 줄줄 풀어내시는, 주님의 위로가 필요한 분인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결국 전화번호까지 받아내었다.

어릴 때 서산감리교회에 첫발을 디뎠고 지금은 신앙의 방학기간 중인데 그만 목사를 만났으니~
<그렇게 만난 인연으로 그녀는 지난주일에 우리교회 성도님이 되셨다>
몇날 며칠을 전도 해봐도 한 영혼 건지기가 얼마나 힘이 드나?
도둑으로 인해 목사가 되고,
옷으로 인해 영혼을 붙여 주시듯이,
창조 세계의 모든 게 진리 선상의 도구가 되고 있다.
"천지가 주의 규례들대로 오늘까지 있음은 만물이 주의 종이 된 까닭이니이다.(시119:91)"
오늘이 아들 생일이고 내일이 사위 생일인데 오늘 아침은 그만 글에 집중하느라 잊은 채 출근길 축복기도만 해주고 보냈다. 장미꽃 한 다발을 사와서 꽂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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