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대
아름다운 그대
  • 신상균
  • 승인 2022.10.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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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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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오후 예배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4여선교회가 오후에 헌신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성경을 옆구리에 들고 본당을 향하여 들어갑니다.
본당 옆에서 4여선교회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분들을 보는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안내하는 분들이 한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두명이 한복을 입고 있는 것과
여러명이 한복을 입고 있는 것은 많이 다릅니다.
게다가 한복을 입고 두 줄로 서 있는 사이로 들어가면
마치 꽃밭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꽃향기를 맡은 후 그 꽃향기를 음미하는 기분으로 강대상에 올라 예배를 드립니다.
사회하는 분의 낭낭한 목소리와
기도하는 분의 간절한 호소, 그리고 성경봉독하는 분의 또렷한 음성이
한복의 화려함속에서 진하게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4여선교회원들이 특송을 하기 위해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한분 한분 올라오는데 모두 한복을 입었습니다.
‘어! 모두 한복이네’
갑자기 낯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한복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안내를 하는 분도, 기도를 하는 분도, 특송을 하는 분도 한복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한복입은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답답하다는 이유로 한복에서 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복보다는 양장이 눈에 더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그날 한복 입은 모습을 보니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송을 하는 4여선교회원들을 한사람 한사람 눈여겨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도 참 고왔는데“
4여선교회는 68세부터 71세까지의 여선교회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지 20년이 지났으니 처음 만났을 때는 48세부터 51세였던 분들입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 나중에 오신 분도 있지만
처음부터 계셨던 분도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때도 한복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복과는 달랐습니다.
새댁처럼 수줍은 한복도 있었고,
촌댁같은 밋밋한 한복도 있었습니다.
귀부인 같은 화려한 한복도 있었고,
남의 것을 빌려 입은 한복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분 두분 세월이 흘러가면서
장모님 한복을 입더니
이제는 할머니 한복도 입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한복이 변했어도 제 눈에는 모두 예뻐 보이십니다.
물론 처음 보았을 때의 수줍음은 없어졌지만
너무 고와 보였습니다.
헌신예배를 드리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습니다.
너무 보기 좋다고, 너무 아름답다고,

한복은 정성입니다.
각자의 사역으로 인해 한복을 입고 일할 수 없지만
헌신을 다짐하며 한복을 갈아입고 찬송하는 여선교회원들
그리고 예배후 다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마무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하나님 앞에 더욱 정성된 모습으로 예배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말씀을 전하기 전 거울을 다시 한번 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말합니다.
”하나님 아직도 저 멋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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