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vs 철 vs 사람
나무 vs 철 vs 사람
  • 최광순
  • 승인 2021.07.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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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나무의 성격은 유하면서 소심합니다. 나무를 다루면서 매일 매일 나무와 잦은 다툼을 합니다. 한 번이라도 건너 뛴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무는 말로 하지 않고 어떻게든 폭력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곳곳마다 상처들이 있습니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샤워를 하다보면 곳곳에 나무로 부터 긁힌 자국이 눈에 뜁니다. 목공선반을 돌리는 중 커다란 통나무가 튕겨져 나와 가슴을 가격할 때는 순간적으로 숨이 멈춥니다.

톱밥은 이리저리 휘날리며 눈에 들어가 줄곧 눈물을 쏟게 합니다. 작은 가시가 박혔을 때는 신경쓰여 짜증이 납니다.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때는 자해를 하기도 합니다. 그냥 '쩍' 갈라집니다. 성찬기를 만들어 뿌듯했었지만 어느날 갈라졌다고 연락이 올때면 앞이 막막합니다. 지난 수 년 동안 이렇게 갈라진 나무의 소식을 들을 때면 속이 쓰려 밤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철은 성격은 참 차갑고 날카롭습니다. 나무는 작은 상처를 준다면 철은 큰 상처를 줍니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바로 피가 흐를 정도로 피부를 찢어 놓습니다. 문구용칼로 베일 때와 같습니다. 처음 용접할 때는 강한 빛을 무심코 쳐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며칠간 눈속에서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고통에 밤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나무와 철을 다루면서 참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큰 톱날에 손가락이 절단직전까지 갔었고 수술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무거운 것을 들면서 손가락에 무리가 되 순간적으로 회전골절이 일어나 또 수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와 철을 다룰 때면 항상 긴장이 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크게 다치는 법이 없습니다. 나무와 철을 다루는 방법을 알기 때문입니다. 부드럽고 소심한 나무를, 차갑고 날카로운 철을 어떻게 다루면 될지 알기에 이제는 그들을 만지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들을 이해하고 알아가면 갈수록 더 아름다운 작품들이 만들어집니다.

가장 어려운 대상이 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많고도 다양한 사람을 경험합니다. 나무와 철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툼과 상처를 받았습니다. 나무와 철은 일관되게 같은 방범을 사용하면 해결이 되었지만, 사람은 모두 틀려 다른 방법을 써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목회희 현장은 사람과 끊임없는 다툼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인 것 같습니다.

나무와 철과 사람, 이 세 가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처를 받으면 받을수록 나무와 철과 사람을 더 잘 다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무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받을수록 나무를 잘 다루게 되고 철로부타 상처를 받으면 받을수록 철을 잘 다루게 됩니다. 그렇다면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받을수록 사람을 잘 다루게 됩니다. 목사를 힘들게 하는 성도를 만났다면, 아마 그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받을수록 그 사람을 점점더 잘다루는 목사가 될 것입니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목사는 목회가 잘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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