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의 감사 - 맥추감사절을 맞이하며
180일의 감사 - 맥추감사절을 맞이하며
  • 신상균
  • 승인 2021.07.01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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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5일 김장을 하기 위해 제천에 왔던 확진자로 인하여 청정지역이었던 제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2020년 11월 29일 주일, 우리교회도 2부 예배를 드리다가 3부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마침 그날 설교 제목은 “하나님 만나면 먼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솔로몬이 일천번제를 드리고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말씀하셨을 때, 솔로몬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솔로몬이 이르되 주의 종 내 아버지 다윗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주 앞에서 행하므로 주께서 그에게 큰 은혜를 베푸셨고 주께서 또 그를 위하여 이 큰 은혜를 항상 주사 오늘과 같이 그의 자리에 앉을 아들을 그에게 주셨나이다(왕상 3장 6절)”
솔로몬은 지혜를 구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베푸신 은혜와 자신을 아들로 주셨고, 왕이 된 것에 대해 감사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하나님을 만나면 제일 먼저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안식일인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감사의 글을 180일동안 밴드에 올리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180일째가 되는 날이 2021년 6월 25일이라고 말했습니다.

2020년 11월 29일부터 성도님들은 밴드에 감사의 내용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걸어다녀서 감사, 팥시루 떡을 주셔서 감사. 2단계에도 예배드려서 감사, 같이 예배드리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 교회 츄리 설치하고 감사. 각종 감사의 내용들을 밴드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는 상황속에서도 성도님들은 매일 매일 감사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 글을 보면서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구나, 오늘은 이런 상황속에서 감사했구나, 오늘은 어디에 갔었구나. 오늘은 힘들었는데 감사했구나 하면서 서로의 삶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구와 밥을 먹었는지,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도들의 삶을 함께 공유하게 되었고, 좋은 일이 있으면 축하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위로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매일 매일 감사를 올리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복되는 똑같은 삶속에 감사거리를 찾기가 어렵고, 나의 생활이 노출되어서 어렵고, 때로는 잊어버려서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둘 감사의 글을 올리던 성도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잠자다 생각이 나서 감사의 글을 올리기도 하고, 어떤 분은 억지로 감사할 거리를 찾기도 하고, 어떤 분은 날마다 비슷한 내용의 감사를 꿋꿋이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감사를 올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감사의 시야가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 감사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모든 것들이 감사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또 감사의 시간을 지키게 되어 저녁이면 하루 일과를 감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교회 밴드는 감사의 밴드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6월 25일 감사의 글 쓰기를 시작한지 180일이 되었습니다. 그날 새벽, 집사님이 하얀 백설기를 해 가지고 오셔서 새벽기도 온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날이 집사님 손자의 백일이었습니다. 그것도 감사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힘들고 어려운 날들도 있었지만 180일 감사의 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교회는 목사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목사가 감사하자고 하면 성도님들은 감사하고, 목사가 사랑하자고 하면 성도님들은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목사가 아무것도 안하면 성도님들은 아무것도 안합니다.

2021년, 코로나는 여전히 사람들을 위협하며 자기 할 일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회도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매일 해가 뜨듯 교회가 할 일을 할 때 세상은 결코 어둠이 정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번주는 맥추감사절입니다. 게다가 집합금지 명령이 완화되는 주일입니다.
2021년 맥추감사절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감사가 충만한 주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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