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장로님
보너스 장로님
  • 신상균
  • 승인 2021.07.0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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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는 은퇴장로님이 계십니다. 은퇴장로님은 다른 교회에서 장로로 시무하시다 은퇴한 후 우리교회를 다니고 있는 장로님이십니다.

지난주일 은퇴장로님께서 식사를 하자고 하십니다. 무슨 일일까 궁금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연세가 많이 드시다보니 식사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무슨 특별한 일이 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생신도 아니고 결혼기념일도 아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그동안 식사를 하지 못하다가 이제 집합금지 명령이 풀려 8명까지 식사할 수 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흔쾌히 날자를 잡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수요일 점심 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식사를 대접받으면서 무슨 이유로 식사를 대접하는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장로님,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그러자 장로님 말씀하십니다.
“예! 목사님, 제가 장로로서 교회에서 특송을 하는데, 상반기 한번 하반기 한번 두 번씩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가 되는 첫 번째 수요일 특송신청하면서 목사님께도 식사 대접하는 것입니다”

우리교회는 매주 수요일 가족별로 특송을 합니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뒷면 게시판에 특송을 신청하도록 종이를 붙여 놓습니다. 그런데 특송 신청을 그렇게 빨리하지 않습니다. 연말 당회 전 모든 계획이 세워지면 좋기에 광고 시간에 빨리 채우라고 재촉을 하지만 다른 사람 쓰는 것 보고 쓰려고 하는지, 아니면 충청도라 그런지 특송을 채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장로님은 제일 먼저 상반기 한번, 하반기 한번 신청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개체교회는 교인의 신앙생활을 지도하고 교회의 질서유지와 교역자의 목회를 협력하도록 장로를 두는데, 목사가 계획하고 시행하는 일에 장로님이 앞장선 것이었습니다. 밥을 먹는데 꿀맛이었습니다. 밥을 먹는데 힘이 불끈불끈 솟아났습니다. 목회가 힘들다고 느낄 때, 목사 혼자 고생한다고 느낄 때 생수처럼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장로님을 통해서 제게 임했습니다. 장로님이 솔선수범하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장로님이 있어야 하나 봅니다.

그런데 요즘보면 원로장로님이나 은퇴장로님이 더 귀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시무장로는 못하면 속상하고, 잘해도 장로려니 하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이지만, 원로장로님이나 은퇴장로님이 잘하시면 완전 보너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맥추감사절에도 원로장로님께서 헌금을 가장 많이 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예산을 훨씬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에 시무장로님보다 원로장로님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이런 원로장로님과 은퇴장로님들이 계시기에 아직도 한국교회는 건재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가 한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원로장로님이나 은퇴장로님들은 이렇게 교회에 보너스를 선물하는데, 내가 은퇴하여 원로목사가 되면 과연 나도 교회에 보너스가 될수 있을까?
부디 오늘 힘을 준 은퇴장로님처럼 나도 은퇴 후 힘을 주는 목사가 되게 해 달라고 고개 숙여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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