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은 입었으나 화재진화
화상은 입었으나 화재진화
  • 민돈원
  • 승인 2020.03.31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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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 화상치료         5일후 거의 나은 모습
좌: 2도 화상치료, 우: 5일후 거의 나은 모습

지난 3.25(수) 오후 5시반경이었다. 예배당 강단 벽에 있는 십자가에 타이머를 설치하려다 큰 화재로 번질 뻔한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두 전원 선을 타이머 콘센트에 연결하려던 순간 합선이 되면서 예배당 맨 뒤편에 부착된 배전반에서 불꽃이 튀더니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누전 차단기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어 플라스틱으로 매입된 배전반 안팎 케이스가 점화된 화재 사고였다.

그 불꽃을 보는 순간 25m거리를 쏜살같이 뛰어가 미처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처음에는 촛불 끄듯이 입으로 ‘후 후 ~ ’하며 진화하려 했지만 예사롭지 않았다. 불길이 좀 더 거세지면서 위로 타올랐다. 당황하여 오직 불을 꺼야겠다는 일념에 불밖에 안보여 내 몸을 소화기 대신했다. 이에 처음에는 오른손으로 덮쳤다 뗐다. 불길은 여전하였다. 다시 오른손으로 두 번째 불을 덮쳤다 뗐다. 그래도 불은 진화되지 않았다. 세 번째 이번에는 양손으로 불을 덮쳤다. 그 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나 천만 다행스럽게 불길은 진화 되었다. 그 때의 끔찍스런 상황이 위에 제시한 5장의 사진이다. 불이 날 당시 큰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다른 건물에 있는 사택까지는 거리가 있어 갈 시간상 여유도 없고 큰 소리로 외쳐도 소리가 들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간신히 불길은 진화되었다지만 그 다음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내 손이었다. 정신 차리고 우측 손을 보니 세 번씩이나 불속에 들어간 세 손가락이 성할 리가 없었다. 긴장이 풀리다보니 비로소 쓰리고 통증이 몰려왔다. 그리고 왼손의 세손가락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뒤늦게 달려온 아내가 가지고 온 얼음과 찬물로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전화했는데 시간이 6시가 넘어서인지 전문의가 있는 외과병원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나마 한군데가 진료 마감시간 직전이었다. 운전이 곤란하여 교회 가까운 곳에 사시는 원로장로님에게 운전을 부탁드렸다. 이 장로님도 일을 마치고 그 시간 집에 막 도착한 상황이었는데 고맙게도 도움을 주셨다. 병원에 갔더니 2도 화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른손은 2주일정도, 왼손은 1주일정도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면서 손가락마다 붕대를 감아 치료를 받았다.

이 화상 소식을 되도록 많은 분들에게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 부끄럽지만 페이스 북에 게시했다. 나와 같이 중보기도 할 문제가 있을 경우 마음을 같이하여 기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이와 같이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친한 분들과는 물론이고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 나아가 전혀 일면식도 없는 분들과도 직접 만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서로 위로와 덕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이다.

그랬더니 평소 페친들이었던 많은 목사님들이 희망과 위로의 멘트를 보내주시고 기도로 힘을 복 돋아 주셨다. 그 중에는 눈에 띄는 특별한 멘트들도 있고 외국에서 온 격려들도 있다.

‘힘 내세요. 천만다행입니다, 누전 차단기 2중으로 꼭 설치하세요’(충주 조00), ‘큰 일날 뻔 했네요.빨리 회복되시길 빕니다.(성0)’, ‘하나님이 도우셨네요. 빠른 치유 기도합니다(강화 김00)’, ‘그만하길 다행이고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친구 남00)’, ‘우 와 ㅜㅜ 목사님 ㅜㅜ 클날 뻔 하심요. ㅜ 다행이세요, 빨랑 회복 되시기를요’(최00), ‘아이고 놀라셨겠네요... 그만하시다니 다행입니다.’(황00),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 더 큰 화를 면하게 하시고 대가지불(?)하셨으니 성령의 불같은 역사가 일어날 것을 기대해봅니다. 후유증이 없길 기도합니다.’(박00), ‘불행중 다행으로 주님이 지켜주시고 보호하셨네요.... 주님 사랑받는 증표요 민 목사를 엄청 사랑하십니다...’(박00), ‘기도의 손으로 화마를 잡으셨군요. ...’(이00), ‘전화한 게 몇 시간 전이었는데...잘 회복되기를!’(서울조00), ‘목사님 괜찮으신지요?’(미국 황00), ‘에구 그만하시길 다행입니다~ 그 성미에 순교하시기도 쉽겠습니다^^’(공00), ‘화상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아프시지만 영광의 상처(?)가 되셨으면 합니다...(생략)’(신00), ‘아이쿠 무탈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네 빛나는 십자가보다는 예수님 지고가신 나무로...’(미국 탁00), ‘아찔하셨겠네요. 이 어려운 때 건강조심하시구요. 홧팅입니다.^^’(말레이지아 한00), ‘다행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무서워서 민 목사님께는 접근안 할 듯...’(필리핀 김00), ‘다행입니다. 금세 다 나을겁니다.’(친구 김00)

이 수많은 응원들과 격려와 함께 기도해 주신 결과 의사선생님의 진단은 2주일이상 진단했는데 바로 다음날부터 전혀 통증도 없고 오늘은 소독만 하고 붕대를 하지 않아도 거의 나은 상태다. 돌이켜 보니 아찔한 순간이었고 하나님의 놀라운 도우심이었다. 입으로 후~하고 불었을 때 불똥이 얼굴로 튀어 얼굴 화상 입을 뻔한 위기에서 지켜주신 것 감사, 손이 불속에 세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는데 이만큼 된 것 감사, 플라스틱이 타는 불길 속에 손으로 진화하겠다고 댔는데도 불구하고 끈적끈적한 불덩어리가 손에 안 붙은 것 감사, 2도 화상치고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회복된 것 감사, 그리고 인화성 물질이 없어서 2층 예배당이 큰 화재로 번지지 않고 막아주신 것 감사 등 감사...

무엇보다도 이번 일이 의미 있는 사순절기간 중 이었기에 특별기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비상시국인인지라 이번 화상이후 여러 목사님들의 중보기도로 급속히 호전이 된 것처럼 이 민족의 난국을 극복하는 길도 한국 교회가 하나 되어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돌아오고 민족을 위한 간절함과 정직한 기도로 주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만큼 최고의 백신은 없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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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돈원 2020-04-10 17:48:34
화상이후 치료가 급속하여 이젠 다 나았습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관심과 사랑의 마음으로기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부족하지만 이 지상으로나마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