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소식이 주는 교훈
불 소식이 주는 교훈
  • 민돈원
  • 승인 2017.12.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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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성탄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이번 주간 12.21(목)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 센타 빌딩(8층 규모)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제천 소방서에서 제보 받은 최초 신고 시간이 15시 53분이었다고 하니 화재발생은 이미 그 이전시간부터 시작된 셈이다. 그 시각 인터넷을 통해 속보로 보도될 때만 해도 ‘1명 사망, 10여명 생사 확인 안됨...’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날 밤, 그리고 하루 지난 오늘 보도된 집계로는 무려 29명(여:23명, 남:6명)이나 사망하고 29명이 부상당했다는 참혹한 소식이었다.

더욱이 그 사고 지역 근방에 살고 있는 아는 분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걱정이 되어 오늘 아침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가족은 무사하다는 소식이었다. 이런 대형 참사가 있을 때마다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다. 그 사건 발생 직후 무엇보다 희생자를 줄일 수는 없었는지? 당시 건물 책임자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그리고 관계기관의 대처는 신속하게 인명구조가 이루어졌는지? 이다. 이외에 식상한 넋두리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건물 비상 탈출구나 소방시설은 제대로 구비되었는지, 불연성재료로 건축되었는지 등 화재 원인을 분석하곤 한다.
이번 사고이후 지금까지 분석한 것만으로도 건물구조나 건축재료 등을 볼 때 이미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특히 희생자중에 안타까운 것은 그 지역 목회자 두 분(성결교회)이나 희생당한 것으로 일간지는 보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2일 감리회 홈피에 올린 바에 따르면 제천동, 서지방 교우들 가운데 4명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더욱 더 안타깝기 그지없다.

흔히들 화재 또는 홍수로 인해 인명과 재산을 앗아갈 때 ‘화마’(火魔)니 수마(水魔)니 라고 하는 말을 쓰곤 한다. 사실 어찌 불이나 물이 마귀겠는가 마는 평상시에는 사람과 떨어질 라야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던 그토록 유익한 불과 물일지라도 이들이 지나쳐 자리를 이탈하여 사람을 덮치되 인정사정없이 생명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사용하는 말일게다.

희생자 대부분이 사우나를 이용하고 있던 분들이었다. 사우나는 누구나 가는 곳이다. 다만 지역적으로 시간상으로만 다를 뿐이다. 잠깐 스쳐가는 생각으로 화재 직전 그곳 사우나를 이용한 후 빠져 나간 분들은 얼마나 가슴을 쓸어 내렸을까?였다. 희생당한 분들은 그 시간 그 때 그곳에 있었다는 것 때문에 참변을 당한 것이다.

우리나라 현대사가운데 최대 인명피해로 기록되고 있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이후에도 이런 재난들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 두 재난의 근본적 원인은 모두 건물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사람의 안전보다는 눈앞의 이익, 부실공사 방치, 값싼 재료 공법 등이다.

이런 참혹한 사고를 접할 때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늘 마음에 새겨지는 교훈이 있다. 첫째,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욕에 눈이 어두워 싸구려 재료공법을 써서 안전을 우선하지 않는 건물주의 무너진 양심, 이 모습이 바로 다름아닌 파선된 우리 모두의 양심이 아닌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교회와 관련지어진 일을 내게 좋은 대로, 또는 싸구려로 만드는 행위는 엄밀히 보면 자신과 남에게 해를 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

둘째, 부실공사는 언젠가 무너지게 됨을 수차례 보면서 내 믿음이 모래위에 지어진 줄도 모른 채 안심하고 평안한 것처럼 부실 믿음, 불량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하고도 숨김없이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화재사건이 일어난 그 시간 그 시점 그 안에 있느냐 나왔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렸다. 하나님 나라도 반드시 그 날 그 때가 있다. 시간 타이밍 포착이 대단히 중요하다. 상급대에 설지 심판대에 설지 하는 그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도 온다.

그러므로 이 땅에 사는 동안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은혜 받는 것도 타이밍이다. 거룩한 부담도 타이밍이다. 어느 순간 받는 권면도 타이밍이다. 기도하는 것도 타이밍이다. 예배도 타이밍이다. 봉사, 선한 일도 타이밍이다. 영혼구원도 타이밍이다. 공부도 타이밍이다. 결혼도 타이밍이다. 믿음도 타이밍이다.
이 시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때가 옴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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